▲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철원기행>이 상영된 직후 열린 관객과의 대화 시간. 출연 배우들과 김대환 감독(좌측)의 모습.
김대환 제공
2014년 10월부산에서의 하루하루는 믿을 수 없는 순간들이었습니다. 제 인생에서의 첫 상영을 영화의 전당에서 하고, 관객과의 대화를 나누며 격려를 받고, 밤에는 파티에 참석하여 국내외 대단한 분들을 만나고, 마무리로 포장마차에서 달콤한 술을 마시고, 축제의 마지막 날에는 수상까지 하게 되고.
상상도 못한 날들의 연속이었던 부산은 제 인생을 바꿔놓았습니다.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그때를 생각하면 입 꼬리가 자연스레 올라가게 됩니다. 그 후 제 삶은 많이 변했습니다. 조금 늦었지만 <철원기행>은 개봉을 앞두고 있고, 전 다음 작품을 만들기 위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떨리고 걱정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즐거운 상상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아픈 친구를 보는 심정으로이렇듯 제 인생을 바꿔놓았던 부산영화제가 지금 매우 불안해 보입니다. 젊은 영화인들에게 경외의 대상이고 커다란 꿈인 부산영화제가 처한 현실이 믿기지가 않습니다. 2014년 당시에 불거졌던 일이 작금의 사태까지 오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고,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해외에서 어떻게 바라볼까 생각하면 창피하지 않습니까? 정치에서도 눈살 찌푸리게 하는 진영논리가 영화제까지 들어와 이렇게 파행을 되게 하다니요.
누군가가 영화를 만들 때 '지금 이 상황에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영화를 만들어도 되나?'라는 생각을 할까봐 두렵습니다. 용기 있게 자신 있게 만들어야하는 영화가 누군가의 눈치를 살피게 되는 지경이 되어버리면 어찌되겠습니까? 내가 만들고 싶은 영화를 마음대로 만들지 못하고, 알 수 없는 잣대를 놓고, 이리 살피고 저리 살피며 만들게 된다면 무슨 영화가 만들어지겠습니까? 지금의 현실 속에서 그런 생각이 들게끔 하는 상황 자체가 현실이 되어가는 것 같아 두렵습니다.
지금 저는 위풍당당했던 건강한 친구가 시름시름 앓게 되고 병색이 완연해져가는 모습을 옆에서 바라만 보고 있는 심정입니다. 지친 몸을 이끌고 그래도 나아가는 친구를 보며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힘내라고 응원하고 어깨를 토닥거리는 것밖에 없는 것 같아 너무나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그래도 반드시 예전 모습으로 돌아올 거라고 확신합니다. 다시 부산에 가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영화제가 하루 빨리 건강해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적극적으로 응원하겠습니다.
김대환 감독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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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서른한 살인 김대환 감독은 단편 <소풍 안내 서비스>(2010)와 <부자면접>(2011)의 연출로 영화계 입문했다.
이후 <철원기행>(2014)로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진출했으며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뉴커런츠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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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를 지지하는 젊은 목소리][① 백재호] 부산시민 여러분, 부디 부산국제영화제 지켜주세요[② 이승원] 누가 BIFF라는 오아시스를 소유하려 하는가[③ 이근우] "저는 이 영화 부산국제영화제에 낼 거예요"[④ 조창호] 서병수 시장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한 장의 사진[⑤ 박석영] 저는 믿습니다, BIFF 키워온 부산 시민들을[⑥ 이돈구] 부산국제영화제는 내게 기적이다[⑦ 박홍민] 영화제 제1명제: 초청되는 영화에는 성역이 없다[⑧ 지하진] 영화 속 유령들까지 부산영화제를 지킬 것이다[⑨ 이광국] 부산시장님, 많이 외로우시죠?* 우리는 부산국제영화제를 지지합니다. '부산국제영화제지키기 백만서명운동 사이트' (
http://isupportbiff.com)에서 관련 소식을 접할 수 있습니다. #isupportbi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