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거장 감독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허우샤오시엔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 클로드 를르슈 감독, 레오스 카락스 감독.
오마이뉴스DB, 구글인명DB
선배 형의 설명이 이어졌다. 레오스 카락스 감독은 부산영화제에 자주 온다고. 그리고 부산영화제를 사랑한다고. 어디선가 전해들은 이야기겠지만 그가 부산영화제를 자주 찾고 좋아하기까지 한다는 사실에 왠지 마음이 뿌듯해졌다. 외국의 명장들이 자신의 돈과 시간을 들여 한국이라는 분단국가를 찾는다는 사실에서, 그리고 부산영화제에 자신의 작품을 출품하고 싶어 한다는 그 열의에서. 나는 부산영화제의 위상을 새삼 확인하는 것만 같아 마음 한쪽이 부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이렇듯 부산국제영화제는 세계의 거장들이 주목하고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고 싶은 명성과 권위를 갖춘 축제로 성장했다. 나는 이 사실이 한 없이 자랑스럽다. 이 모든 성과는 20년 동안 묵묵히 영화제 일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온 영화제 관계자에 의해 만들어졌다. 또한 부산시민들의 적극적인 지원도 영화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데 일조했을 것이다.
굳이 영화관계자가 아니라도 대한민국 국민들은 누구나 여권을 만들거나 비행기 표를 마련하는데 애쓸 필요 없이 매년 10월이면 이런 세계적 거장들을 극장에서, 거리에서, 혹은 해운대 바닷가에서, 언제든 만날 수가 있다. 이는 명백히 부산영화제가 막 영화를 찍기 시작한 신인감독들 뿐만이 아니라 부산시민들에게,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커다란 선물임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 아름다운 증거가, 이 소중한 선물이, 누군가의 초라한 입김에 의해 사라지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