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한 장면
CJ 엔터테인먼트
서기 180년. 아프리카에서부터 잉글랜드 북부까지, 힘의 절정기에 이른 로마 제국은 게르마니아 지역에서 게르만족과 오랜 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막시무스 장군(러셀 크로우)의 지휘 아래 전투에서 연승하고 있는 로마군은 그를 영웅으로 떠받들고,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 또한 그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낸다. 사람들은 당연히 그가 정치적 야망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의 유일한 꿈은 전쟁이 끝나는 즉시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함께 농사를 짓는 것이다.
전쟁이 막바지에 이르자 황제는 자신의 아들 콤모두스(호아킨 피닉스)와 딸 루실라(코니 윌슨)를 전장으로 부른다. 콤모두스는 아버지가 권력을 물려주기 위해 자신을 부르는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지만 황제는 로마 제국이 공화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자신의 자리를 막시무스에게 물려줄 계획이라는 뜻을 전한다. 황제가 되는 순간을 너무도 간절히 원했던 콤모두스의 마음은 처절하게 무너진다. 그의 거대한 절망은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제 아비를 살해하고, 막시무스를 반역자로 몰아세운다.
처형을 당하기 직전 탈출에 성공한 막시무스는 고향에서 까맣게 타버린 아내와 아들의 시체를 마주한다. 삶의 의미를 잃고 그대로 기절한 막시무스는 노예상에게 납치되어 검투사로 팔려가는데 로마 최고의 전사였던 그는 검투사로서도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스페냐드'라는 별명까지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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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권력을 잡은 콤모두스는 자신을 향한 민중의 반감을 돌리기 위해 검투사 시합을 개최한다. 그의 의도대로 민중은 검투사 시합에 열광하고, 막시무스가 속해있는 검투사 그룹은 황제가 주최한 시합에 참여하기 위해 로마로 향한다. 막시무스는 마지막 시합까지 살아남아 콤모두스의 심장에 복수의 칼날을 꽂겠다는 일념 하나로 버티고, 매 대회에서 기가 막힌 전술로 승리하며 관중들을 사로잡는다.
"스페냐드! 스페냐드!" 그의 이름을 연호하는 관중들 사이에서 콤모두스는 뭔지 모를 질투와 불안을 느끼는데, 스페냐드의 정체가 밝혀지고, 죽은 줄로만 알았던 막시무스와 콜로세움 한복판에서 마주한 콤모두스의 얼굴은 일그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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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검투사에서 기구한 운명을 지닌 로마의 장군이라는 막시무스의 배경이 더해져 그의 인기는 콤모두스의 자리를 위협할 만큼 올라간다. 무턱대고 그를 죽였다가는 폭동이 일어날지도 모르기에 콤모두스는 그의 지위 회복과 막시무스의 죽음을 한 번에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내는데 검투 시합에서 자신이 직접 막시무스를 상대하는 것이다. 전장에서 한 번도 싸워본 적이 없는 자신이 정당한 방법으로는 막시무스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는 시합 직전 막시무스에게 상처를 입힌다. 온갖 비열한 방법을 다 쓰고도 콤모두스는 죽음으로 패하고, 막시무스 역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마지막 뜻이었던 로마 제국의 공화정 복귀를 전한 뒤 숨을 거둔다.
155분의 러닝타임이 순식간에 흘러가는, 비극적 운명을 타고 난 영웅의 대서사시 <글래디에이터>는 역사 속 실존했던 인물과 허구의 인물을 섞어 만든 드라마로 2000년 최고의 흥행작 중 하나이며 2001년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을 포함해 다섯 개 분야에서 수상했다. 이 영화가 러셀 크로우를 위한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그가 연기한 막시무스가 차지하는 비중과 매력은 굉장하다. 물론 그가 잘 소화한 덕분이기도 하지만 콤모두스라는 악역이 균형을 맞춰주지 않았다면 막시무스 뿐만 아니라 영화 전체가 무너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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콤플렉스와 애정결핍은 비열함을 타고 난 콤모두스를 기형적인 악인으로 발전시키는 촉매재가 된다. 그가 가족의 사랑과 민중의 존경을 갈구할수록 사랑과 존경은 멀어지고, 상처받은 그는 자신의 권력을 공포와 폭력의 도구로 사용하게 된다. 호아킨 피닉스는 자칫 단순하고 평면적이기 쉬운 캐릭터를 입체적이고 매력적으로 만들어 그를 보는 관객의 마음을 연민과 혐오로 뒤섞는다.
1982년 tv드라마를 시작으로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 활동은 꾸준히 계속되고 있다. 1995년 구스 반 산트 감독의 <투 다이 포>에서 여자 때문에 살인까지 벌이는 철없는 십대를 연기하면서 (거의)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대중들에게 알렸고, 2000년 <글래디에이터>에서의 강렬한 악역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아카데미 영화제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전설적인 뮤지션 쟈니 캐시를 연기한 2005년 작 <앙코르>에서의 폭발적인 연기는 그를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독보적인 배우로 올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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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로 전혀 다른 다양한 장르와 소재의 영화들이 그의 필모그래피를 채워가고 있다. 두 여자 사이에서 방황하는 남자(<투 러버스>2008), 전후 의지할 곳을 찾아 방황하는 알콜 중독자(<마스터>2012), AI와 사랑에 빠진 외로운 남자,(<허>2014), 유년시절 트라우마로 자살을 꿈꾸는 청부업자(<너는 여기에 없었다>2017) 등등. 모든 영화에서 그의 연기는 압도적이다. 관객들은 그의 연기에 감탄을 하며 그의 신작을 기대한다.
지난 달 25일 개봉한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신작, 전신마비와 알콜 중독이라는 절망 속에서 희망을 꿈꾸기 시작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돈 워리>에서도 그는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데 무엇보다 오는 가을 개봉을 앞두고 있는 <조커>에서 그가 어떤 조커를 보여줄지 전 세계 영화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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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크로우와의 완벽한 균형 보여준 이 배우... 압도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