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는 끝났지만

부산아시안게임 개막일이 보름여 앞으로 다가왔으나 입장권 판매실적이 너무 저조해 일부 비인기 종목 중에는 '관중 없는 대회'가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 저조한 입장권 판매실적을 높이기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공무원에게 입장권 판매를 독려하면서 반발을 사는 등 아시안게임이 개막 전부터 각종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

아시안게임조직위는 개막식 4만3719매, 폐막식 4만7708매, 일반경기 263만1359매의 입장권 판매목표량을 잡고 각종 문화행사를 개최하는 등 입장객 확보에 나섰다.

조직위는 이와 함께 부산아시안게임을 인터넷으로 국내외에 빠르고 정확하게 알리기 위한 '부산AG 사이버홍보단'을 지난 12일 발족한데 이어, 16일에는 취재편의를 위한 종합센터 역할을 하게 될 메인 미디어센터(MMC)를 개관하는 등 대회 막바지 준비와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일부 경기가 개최되는 경남지역 일원에서도 아시안게임을 전후해 성화 안치행사와 함께 각종 거리축제, 춤 작가전, 부곡온천제, 아시아연극제, 나전칠기 축제 등 모두 100여회 이상의 각종 문화·축제행사가 계획돼 있다.

부산과 경남의 이 같은 홍보노력으로 17일 현재 개막식 입장권은 목표량 4만3719매의 45% 수준인 1만9600여매가 팔렸다. 개막식 입장권의 경우 추석을 전후해 목표량의 50%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며, 개막식 이전까지 80% 이상 판매실적에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입장권 판매실적에 조직위 긴장

그러나 폐막식 입장권의 경우 판매목표량 4만7708매의 6%에 불과한 3100여매가 팔렸으며, 일반경기 입장권은 목표량 263만1359매 가운데 5% 수준인 13만3300여표만 팔려 일부 비인기 종목에서는 '관중 없는 경기'가 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특히 폐막식과 일반경기 입장권 구입 추세가 하루 수십매 구입에 불과한 실정이어서 조직위 관계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조직위는 이에 따라 부산과 경남지역 출신 국회의원을 비롯해 지방의원과 공기업 및 출연기관 임직원 등 사회 지도층 인사들을 대상으로 입장권 사주기 운동을 벌이는 한편, 경기가 개최되는 부산경남지역 지방자치단체에 입장권 판매 협조를 요청해 놓고 있다.

이 밖에도 중앙부처나 타 시.도 등에 공무원 포상휴가지 및 학생 수학여행지를 부산으로 선정해 줄 것을 요청하는 한편, 소년.소녀가장 입장권 사주기운동 등 다양한 판매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시의회도 아시안게임(AG) 특별위원회(위원장 제종모)를 구성한데 이어, 지난 12일 「부산시의회 아시안게임 홍보단」 발대식을 가졌다. 이 홍보단은 44명의 시의원들이 주변에서 5명 이상씩을 추천해 310명으로 구성된 조직으로, 해당 지역 시의원들과 함께 거주지에서 대회홍보와 비인기 종목 관람하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에 앞서 부산시의회측은 지난달 27일 부산, 경남, 울산 3개 시.도의 광역 및 기초의회 의원 155명을 초청, 대회준비 상황을 소개한 뒤 지역주민들의 참여유도를 당부하기도 했다.

입장권 판매·학교 운동장 개방 등 잡음 이어져

그런데 저조한 입장권 판매실적을 제고하기 위한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입장권 판매방법을 둘러싸고 지자체와 공무원조합의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축구와 복싱경기가 열리게 되는 마산시의 경우 홈페이지에 시 개최 경기와 입장료 및 입장권 구입 방법 등을 홍보하는 한편, 일선 읍.면.동사무소별 관중확보 계획을 세워 입장권 판매를 독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공무원노조 마산시지부는 "집행부의 입장료 판매계획은 공무원을 통한 입장권 강매행위"라고 규정하고 지난 13일 '공무원을 통한 아시안게임 입장권 강매행위 중단 촉구' 공문을 시장에게 발송하는 등 마찰을 빚고 있다.

또 창원시에서는 아시안게임 경기가 열리는 창원경륜장을 비롯한 종합운동장 일대가 대회기간동안 시설경비와 참가선수 보호 문제로 차량 출입이 전면 통제됨에 따라 인근 학교 운동장을 임시주차장으로 활용키로 해 학부모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창원시는 운동장 인근에 위치한 창원전문대, 문성고, 창원여고, 중앙중, 중앙고, 반송중, 용지초등, 용호초등, 반송초등하교 등 주변 9곳의 학교 운동장을 평일에도 개방, 임시주차장으로 활용키로 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이 학교 학부모들은 "평일에도 운동장을 주차장으로 개방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운동장 사용을 동의해준 학교측에 항의하는 등 아시안게임을 둘러싼 각종 잡음도 잇따르고 있다.

돌파구는 '북한경기' 될 듯

저조한 입장권 판매율과 잇단 잡음에도 경남지역에서 아시안게임을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로 북한선수들의 경기가 주목되고 있다.

아시안게임조직위는 도내에서 개최되는 북한선수들의 경기일정을 확정, 지난 15일 도에 통보했다. 이 경기 일정에 따르면 북한 남녀 축구팀이 도내에서 모두 5차례의 예선전을 치르게 되며, 예선부터 결승까지 전 경기가 도내에서 진행되는 복싱 레슬링 사격에도 북한선수들이 참여하게 된다.

남자축구의 경우 오는 27일 오후 4시30분 창원종합운동장에서 북한팀이 홍콩팀과 경기를 벌이게 되며, 내달 1일에는 양산종합운동장에서 북한과 파키스탄 경기가 열린다.

여자 축구는 내달 2일 오후 창원종합운동장에서 북한과 중국, 내달 7일 오후 마산운동장에서 북한과 대만, 11일 오후 창원종합운동장에서 북한과 베트남 경기가 각각 개최된다.

또 마산 실내체육관에서 내달 2일부터 11일간 진행되는 복싱경기와 내달 2일부터 8일까지 창원종합사격장에서 열리는 사격경기, 같은 기간 양산체육관의 레슬링경기에도 북한 선수들이 참여할 계획이다.

이 같은 일정의 북한선수 경기는 입장권 판매실적은 물론 아시안게임 참여분위기를 경남지역에서도 증폭시킬 수 있는 사실상의 유일한 대안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달 23일 구성된 '북한선수단 응원팀 구성을 위한 범도민 특별위원회' 등 민간단체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각종 지원과 지속적인 홍보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우리뉴스(www.urinews.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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