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산경기장에서 열리고 있는 부산아시안게임 복싱경기 장면.
ⓒ 김옥빈
대한복싱연맹과 부산 연맹간의 갈등으로 부산 아시안게임 복싱 경기 운영을 맡고 있는 경기 운영위원들이 반발해 준결승전까지 마친 복싱 경기 결승전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마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안게임 복싱경기는 현재 준준결승까지 마친 상태에서 13일 결승경기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경기운영위원 60여명은 11일 12시경, 경기장에서 가진 긴급 대책회의에서 대한복싱연맹측의 노골적인 경기 진행 방해를 성토하며, "결승전을 하루 앞둔 12일 오후까지 김성은 회장의 공식사과와 사퇴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경기를 전면 보이콧하겠다"고 결의했다.

일부 경기 운영위원들은 긴급대책회의 도중, 전원이 경기장 밖으로 철수하는 등 이날 경기마저 무산될 조짐마저 보이기도 했다.

경기 운영 위원들이 이 같은 극약 처방을 내린 것은 지난 9일, 대한 복싱연맹 중앙회원인 서모씨가 다방 종업원을 성추행한 사건이 단초가 됐다. 성추행 혐의로 긴급 체포된 서씨가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신분을 아시안게임 복싱경기 운영위원이라고 밝히자, 언론이 이를 여과없이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발발됐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경기 운영위원들은 가족들은 물론이고, 자원봉사를 맡고 있는 제자와 학생들의 부모들로부터 강력한 항의를 받았다는 것. 일부 운영위원은 심지어 "난잡한 짓(성추행) 하려고 대회를 핑계대고 장기간 집을 비웠느냐. 즉시 귀가하지 않으면 다른 조치를 취하겠다"는 욕까지 들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여수에서 온 한 운영위원은 "여수에서 34년 동안 복싱 체육관을 해온 사람은 나 혼자밖에 없는데, 아침에 부인으로부터 '당신 좋은 일한다'며 빈정거리는 소리를 들었다"면서 "경기가 끝난 뒤 어떻게 얼굴을 들고 고향에 가겠느냐"며 격분했다.

심지어 자원봉사 중인 학생 부모들로부터 "명색이 운영위원이라는 사람이 성추행을 했다는데, 안심하고 자녀를 보낼 수 있겠느냐"며 활동을 중단시키겠다고 통보가 빗발치고 있다는 것.

운영위원들은 성추행으로 긴급 체포된 서모씨는 "이번 대회 운영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며 서씨가 소지한 ID카드는 중앙연맹에서 발급한 패밀리카드로 경기 운영에는 참여할 수 없는 'C'급(경기 운영위원은 'O')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 회장이 사건이 발생하기 전날 복싱 원로들에게 서씨를 자신이 데려온 '보디가드'라고 소개했는가 하면, 경기 도중 운영위원들만이 출입할 수 있는 경기장 주변까지 출입을 시도하다 이를 제지하는 운영위원들과 마찰을 일으키기도 했다며 경기 진행을 방해하려는 의도가 아니고서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태를 보였다는 것.

경기 운영위원 68명은 이날 운영본부측에 ▲언론 정정 보도 ▲김회장의 공개 사과와 사퇴 ▲대한복싱연맹이 발급 의뢰한 ID 카드 전량 회수 ▲경찰에 이의 신청 ▲김성은 회장 자신이 서씨가 보디가드였음을 인정하는 것 등을 요구하고,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결승전 경기 진행을 보이콧 하겠다며 강력 촉구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남 온-오프라인 '우리신문'(http://www.urinews.com)에도 실렸습니다.

2002-10-11 14:33 ⓒ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경남 온-오프라인 '우리신문'(http://www.urinews.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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