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간의 긴 여정을 끝으로 14일 오늘 아시아 경기대회가 폐막한다.한국은 중국에 이어 현재까지 금메달 92개로 사실상 2위를 확정지었다. 대회 초반엔 일본에 밀렸지만 마지막에 저력을 살려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대회기간 동안 텔레비전에서는 때를 가리지 않고 어디서나 경기들을 중계해주었고 덕분에 평소에 자주 접할 수 없었던 다양한 종목들도 시청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그러던 중 한국선수가 출전한 여자태권도 결승전을 보게 되었다. 그 경기 결과 한국선수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시합 내용은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이 시합에 나온 한국선수는 여자 72㎏급의 최진미(서울체고) 선수였다. 최 선수의 상대는 중국의 종첸 선수로 시드니올림픽 금메달리스트였다. 최 선수는 종첸 선수에게 3-2로 역전승했다. 경기 결과만을 가지고 본다면 극적이고 짜릿한 승부로 보인다. 하지만 시합 내용은 그렇게 극적이지만은 않았다.경기 초반에 최 선수는 중국의 종첸에게 1점을 먼저 잃었다. 그리고 뒤 이어 최 선수는 3점을 내리 만회했고, 경기 종료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다시 1점을 실점했다. 스코어는 3-2로 간신히 리드하고 있었다.그리고 몇 초를 남겨놓고 잠시 시합이 중지되었다.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나도 한국의 최 선수가 이기기를 응원했다. 그런데 다시 시합이 시작되자 한국의 최 선수는 무조건 도망가기 시작했다.중국의 종첸 선수는 계속 쫓아가서 공격했지만 결국 경기장 밖으로까지 도망간 최 선수에게 1점 차이로 시합에서 패했다. 물론 승부에서 이기는 것은 중요하다. 그리고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도 중요하다.그렇지만 승자가 도망만치는 모습은 어딘가 이상하다. 도망간 사람이 지는 거고 진 사람이 도망가는 게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비록 그것이 반칙이 아니라 하더라도 남은 시간 동안 정면으로 싸우는 것이 진정한 승자의 모습이다.설령 남은 시간 동안에 역전을 당해 패한다 하더라도 진정으로 승부에 몰입하는 모습이 국민들에게 더 큰 박수를 받을 수 있다.중국의 종첸 선수는 시합에 패하고도 금메달을 딴 최 선수를 다독여주는 아량을 보여줬다. 비록 목에는 은메달을 걸었지만 최 선수의 금메달보다 못하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대회를 마감하는 이쯤에서 진정한 스포츠 정신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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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노무사로서 '노무법인해결'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노무자문, 급여관리, 근로자들의 부당해고, 체당금 사건 등을 수행하면서 널리 알리면 좋을 유용한 정보를 기사로 작성하고 있습니다. blog.naver.com/lhr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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