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KBS 2TV <안녕하세요>에 시청률 경쟁에서 뒤지며 위기에 몰렸던 MBC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이하 <놀러와>)가 월요 예능의 왕좌를 탈환했다. 지난 7일 방송된 <놀러와>는 11.4%(AGB닐슨미디어리서치, 수도권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안녕하세요>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지난 1일 방영분의 시청률 9.0% 보다 2.4% 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 11월 7일자 방송분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 11월 7일자 방송분 ⓒ MBC


이날 <놀러와>는 게스트인 성동일, 김정태, 엄태웅 등을 연예계 사조직 '나침반 클럽'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이들이 현재 개봉을 앞둔 영화 <특수본>의 출연진임을 생각할 때, 홍보 차원의 출연임이 분명해 보였다.

그동안 <놀러와>가 보여준 가장 큰 장점은 TV에서 보기 힘든 인물을 섭외하거나 예측하기 힘든 조합으로 게스트를 구성해내는 능력이었다. 그러나 홍보를 목적으로 한 게스트들을 모아 영화가 아닌 각자의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것 또한 분명 <놀러와>가 가진 힘이다. 7일 방영분에서 성동일과 김정태는 영화 <특수본>에 대한 이야기 대신 무명 시절의 설움 등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어두운 과거를 말하면서 웃음을 잃지 않도록 이야기를 끌고나가는 능력을 누구나 가진 것은 아니다. 예능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두 사람은 웃음을 우선으로 하는 프로그램 성격에 맞추어 능숙하게 이야기를 끌고 나갔지만, TV에서 좀처럼 얼굴을 볼 수 없었던 영화배우 조재윤은 첫 예능 출연에 긴장한 듯 어색한 모습을 보였다.

코너 구성이 바뀌기 전 <놀러와>는 '내 맘대로 랭킹'을 통해 게스트 개인의 이야기를, '눌러줘요 컴온'을 통해 모든 게스트를 아우르는 토크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가을 개편으로 두 코너가 사라지면서 게스트들이 공통의 관심사를 이야기할 기회를 잃은 듯 보인다. 새로운 코너 '해결의 책'은 흥미롭고, 개인의 관심사를 짚어주기에 적당하지만 전체 게스트들이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시간은 아니다.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 11월 7일 방송분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 11월 7일 방송분 ⓒ MBC


그럼에도 새 코너 '해결의 책'은 기대감을 심어준다. 게스트들의 질문에 해결의 책이 우연히라도 정확한 답을 내놓건, 전혀 맞지 않는 답을 내놓건 웃음을 줄 수 있다. 책의 부정적인 답변을 유재석과 김원희가 애써 긍정적으로 포장하려는 모습도 웃음의 포인트가 된다. 심지어 유재석이 부정적인 답변을 포장하려 애쓰다 포기하는 모습까지 웃음을 자아낸다. 다양한 웃음의 가능성을 가진 '해결의 책', 가을을 맞은 <놀러와>의 변신이 희망적인 이유다.

놀러와 나침반 클럽 해결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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