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한 <황제> 민병훈 감독.
부산국제영화제
- 영화에 작가나 피아니스트, 혹은 무언가를 창조해 내는 직업을 가진 인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평소에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에 대한 생각은 어떤 것인가. "궁극적으로 난 모든 예술가가 다 '한 통속'이라고 본다. 무용가, 화가, 피아니스트 모두 무언가를 표현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지만 표현의 방식이 다를 뿐이다. 난 우리 모두가 같은 것을 추구한다고 생각한다. 뭔가 느껴지는 동질감 때문에 자꾸 등장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 크레디트에 이상훈 감독과 공동감독으로 올라가는데 역할 분담을 어떻게 했는가. 싸우지는 않았는가.(웃음)"이상훈 감독은 10여 년 동안 내 조감독이었다. 우리는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안다. 딱히 분담이라고 할 것이 없었다. 절대 싸울 일 같은 건 없었다(웃음)."
- <황제> 극장 개봉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 결정을 내리기까지 어떤 과정을 겪었나."지금 우리나라 극장 상황을 다 알지 않나. 이건 정상적인 상황일 수 없다. 한 영화가 2000여 개 관에서 상영되는 현실에서 <황제>같은 작품이 얼마나 설 수 있겠으며, 그런 비정상적 공간에서 얼마나 이상적인 관객 반응을 얻어낼 수 있겠는가. 차라리 극장 밖으로 나가자고 마음먹었다. 학교든, 공공장소든 더 많은 관객이 열린 마음으로 작품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황제> 민병훈 감독부산국제영화제
예술을 온전히 담아내는 영화가 많지 않다. <황제>는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온전히 음악과 '조우'하는 순수 예술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이로서 '영화 이미지의 유연화'(토마스 엘세서의 영화 이론: 감각 참조)를 증명한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인터뷰 내내 민병훈 감독의 결정을 의식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리 상업영화가 아니라도 감독 입장에서 극장 개봉을 포기하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의 용기 있는 행보를 절대적으로 지지한다. 아울러 영화제에서 <황제>를 보며 전율했던 그 순간들을 더 많은 관객들이 공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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