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드 카우프먼의 매스터클래스 메가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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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특별전의 하나로 30년을 독립영화로 살아온 미국 독립영화의 명가 '트로마'스튜디오의 영화를 조명하였다.

'엽기 영화공장 트로마의 독립지존 30년'이라는 타이틀로 상영된 특별전에서는 '트로마'스튜디오가 제작한 영화인 <톡시 묵시록> <카니발 ! 뮤지컬> <크래퍼 테일즈> <톡식 어벤져> <톡식 어벤져2> <트로미와 쥴리엣> 등 7편이 상영되었다.

 로이드 카우프먼의 매스터클래스 메가토크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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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마'를 이끌어 온 '트로마'의 설립자인 감독 겸 제작자인 로이드 카우프먼이 영화 상영 후 관객과 대화하며 영화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그는 헐리우드 메이져 스튜디오 시스템에 대항하여 제작, 마케팅, 배급 등 산업 전반에 걸쳐 30년간 싸워 온 생존 전략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해 관객에게 직접 촬영 장면을 들을 기회도 제공하였다.

'트로마' 스튜디오는 로이드 카우프먼과 마이클 허츠가 설립한 이래로 올해로 30주년을 맞는 가장 오래된 인디펜던트 영화제작사로 자본집약적인 할리우드 제작 시스템에 반하여 적은 돈으로 다양한 기호의 영화를 제작하여 영화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트로마' 스튜디오의 영화는 사지절단, 근친상간, 가학 피학적 도착증 등 영화에서 금기시 되었던 주제를 다루고 있으나 조롱과 풍자가 가득하다. '트로마'스튜디오는 호러, 코미디, 뮤지컬, 하드고어, 슬래셔, 포르노 등의 장르 등이 혼합된 영화를 만들어 장르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엽기적이며 유쾌한 영화로 관객에게 폭소와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날카로운 조롱과 관객의 상상을 뛰어넘는 반전, 창의적인 영화적 상상력은 영화를 보는 즐거움을 배가 시켜준다.

 트로마의 영화 <카니발!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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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발 뮤지칼>(1996, 95분, 칼러)은 서부 개척시대말엽에 식인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무죄로 풀려난 알프레드 패커의 실화를 다룬 영화로 공포와 살육 속에 뮤지컬이 신명난 숨을 부어 넣는 영화다. 살점과 내장이 뜯기고 처참한 살육장면이 등장하나 강력한 고어 장면에도 불구하고 관객이 폭소를 터트리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트로마의 영화 <트로미오와 쥴리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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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미와 쥴리엣>(1996, 1-2분, 칼러)은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레즈비언 줄리엣과 피학증 아버지가 등장한다. 여기서 줄리엣은 죽는 것이 아니라 흉측한 괴물로 변하는 약을 먹고 아버지의 강제 결혼에서 벗어나 트로미오와 사랑을 이룬다. 새로운 설정과 창의적인 표현, 상상을 뛰어넘는 반전으로 즐거움을 주는 영화다.

 영화 <크레퍼 테일즈>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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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퍼 테일즈>(2004, 90분, DVD, 칼러)는 2004년 최신작으로 헐리우드 영화시스템을 조롱하는 영화인데 연쇄살인마 에이리언과 레즈비언 뱀파이어를 다룬 두 개의 괴담을 강도 높은 살육장면과 고압의 섹스 장면이 뒤죽박죽된 옴니버스 영화로 헐리우드의 검열을 조롱하여 통쾌함을 준다.

로이드 카우프먼은 한국의 젊은 영화인에게 드리는 글에서 "트로마가 다루는 것은 언론의 표현으로 빌리자면 섹스와 폭력인데 나는 이 작품들을 내 두뇌 속의 전형적인 하루, 아니 사실 이 세상의 전형적인 하루! 라고 부른다"고 말하고 "우리는 자랑스럽게 우리의 작품들을 미래의 영화들이라고 단언합니다. 이것은 희망의 선언입니다. 영화가 미래에는 시장성보다는 창의성에 더 큰 가치를 둘 것이라는 희망의 선언입니다"라고 말했다.

 트로마의 영화 <N.Y.P.D가부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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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19일 진행된 '매스터즈 클래스' 로이드 카우프먼과의 메가토크에서 로이드 카우프먼은 "캐스팅비는 초저예산으로 못 주기도 한다"며 "트로마에서 일한다는 것은 차가운 바닥에서 자거나 치즈샌드위치로 세 끼를 때우고 대변을 종이봉지에 보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영화를 만드는 과정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즐겁게 예술세계를 펼칠 수 있는 세계"라고 '트로마' 스튜디오를 설명하였다.

그는 트로마가 저예산 영화를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였는데 "으깨진 머리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멜론을 파낸 다음에 햄버거와 크린베리 소스, 가짜 피를 채우고 가발을 씌우고 으깨면 된다"고 하고 "잘려나간 팔다리는 고무 장갑을 이용하거나 병원에서 팔 하나를 훔쳐오면 된다"고 하여 폭소를 자아내게 하였다.

 영블러드 파티에서의 로이드카우프먼과 이충직 영화진흥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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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톡식 어벤져4>에서의 학교 폭파장면은 "멀쩡한 학교 건물을 먼저 사진으로 찍고, 사진을 오려내어 카메라에 놓고 각도를 맞추어 불을 붙여 10달러 비용으로 폭파 장면을 찍었다"며 "할리우드 영화라면 '트로마' 영화 한 편의 총제작비로 폭파 장면을 찍었을 것"이라고 하였다.

<크레퍼 테일즈>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에서 로이드 카우프먼은 "가장 애착이 가는 영화는?" 이라는 질문에 "<톡식 어벤져4>로 <시민 케인>을 복사한 영화로 오손 웰스의 영화에서 머리 부신다던가 레즈비언 장면 등이 잘린 것을 다 도로 붙여 만든 것이다. 미디어에 쇄뇌되어 성형에 대한 지나친 시각을 사회 비판한 영화로 애착이 간다"고 답했다.

'트로마'를 30년간 유지해 온 것에 대해 그는 "독립영화의 생명력을 유지하기 힘들다. '트로마'가 30년을 유지해 온 것은 서로 신뢰하고 오랜 시간 독립정신을 유지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트로마'의 또 하나의 정신은 도전정신이다. 이상하고 기이한 영화를 초청하여 회고전을 마련한 것은 관객에게 도전정신을 전해주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메가토크에서의 로이드 카우프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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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독립영화 회사인데 메이져 회사가 팔라는 제의는 없었나?"하는 관객의 질문에 그는 "몇 번 제안을 받았으나 영화경제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이라 한번도 동의 안 했다. 만약에 인수를 한다면 개가 전갈을 삼키는 효과가 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라는 산업계는 돈 많은 파시스트들에게 콘트롤 된다. 표현의 자유를 마음껏 펼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답했다.

이어 로이드 카우프먼은 "인디정신을 살리기 위해서 '선댄스' 영화제가 열리는 같은 장소에서 '트로마댄스' 영화제를 열고 있다. '선댄스' 영화제는 시간이 지나고 회수가 지나며 썩었다. 진정한 인디정신을 살리기 위해서 운영하고 있다. 모두 공짜고 모두 평등하다. 아무나 볼 수 있다. VIP 도 없고 관객과 제작자가 평등한 입장에서 볼 수 있는 영화제"라며 '트로마댄스' 영화제를 소개하기도 하였다.

"고예산 제작비가 주어지면 어떻게 하겠느냐?" 는 관객의 질문에 그는 "90%는 재능 있는 젊은 영화인을 지원하고 10% 가지고 저예산 영화를 만들겠다"고 하여 관객의 박수를 받았다.

 영화 <톡식 어벤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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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과 섹스가 난무하는 그의 영화에 대해 로이드 카우프먼은 "섹스와 폭력만 있으면 된다는 강박감에서 영화를 만들면 실패한다. 섹스와 폭력은 좋아하는 이슈다. 영화의 전부는 아니지만 이것에 대해 만드는 자유를 이야기하는 것이지 이것만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사람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좋아하나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깨는, 자극하기보다 창조적으로 만드는 의미에서 작업한다"고 말했다.

독립영화의 자존심을 30년 동안 지켜 온 '트로마' 스튜디오는 이제까지 100편의 영화를 만들었고 900편이 넘는 다른 작품의 소유권을 가지고 있어 많은 작품들을 '트로마'의 필름라이브러리에서 만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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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운영위원장,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가짜뉴스체크센터 상임공동대표, 5.18영화제 집행위원장이며, NCCK언론위원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방송통신위원회 보편적시청권확대보장위원, 한신대 외래교수,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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