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부천 영화제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영화를 꼽으라면, 의외로 많은 이들이 <진실게임 : 6층의 숨은 방>(이하 진실게임)을 꼽을 것이다.

영화제가 시작되기 전에는 전혀 주목도 받지 않았던 <진실게임>은 7월 17일 첫 상영을 마친 직후, 재미있는 영화라는 평이 게시판에 올라오기 시작하면서 관심을 끌게 되었다. 그리고 공식적인 상영이 모두 끝난 후에도, TBA(깜짝 상영)를 통한 추가상영을 부탁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가이드북에는 '<고양이를 부탁해>의 홍콩버전과 같은 영화'라는 말 이외에는 특별히 이 영화의 특징을 설명할 수 있는 내용이 적혀있지도 않다. 그러면 과연 <진실게임>은 어떤 면에서 부천의 까다로운 관객들을 사로잡은 것일까?

<진실게임>은 홍콩에서 살아가는 20대의 다양한 캐릭터를 그려낸다.

타로 점을 보며 운명의 남자를 기다리는 캔디, 얼굴 한번 보지 못한 출판사 편집장을 좋아하게 된 소설가 카레나, 음악을 하고 싶지만 부모님이 반대하는 윙, 10만달러를 벌고 싶은 친구, 옛날 연인에게 차인 후 동성연애자가 된 친구.

다소 상투적인 캐릭터들이지만, 이들의 어울림은 제법 훌륭하다. 각자의 직업이나 성격에 상관없이 이들은 친구라는 이름으로 모이고, 숨어있는 방을 발견한 후, 각자 그들의 즐거움과 청춘을 그 방에 숨겨놓는다.

낡은 아파트의 6층에서 이들은 밤마다 술을 마시며 '진실 혹은 대담' 게임을 한다. 상대의 질문에 진실을 말하거나, 아니면 과감한 용기를 보여야만 하는 게임이다. 이 게임에 매달리며 밤을 새는 친구들의 모습은 바로 오늘날을 살아가는 20대의 모습이다. 자신의 감정을 속이지 않고, 하고 싶은 것에 도전할 줄 아는 것, 이는 우리의 모습이고, 동시에 감독이 우리에게 원하는 청춘이다.

 <진실게임>의 한 장면
ⓒ PiF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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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부탁해>는 사회 속에 던져진 스무 살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이들의 이야기에는 청춘의 고민의 전부인양 과대 해석되는 '남녀관계'와 '사랑'의 문제가 제거되고, 대신 삶은 힘겨운 것이라는 이야기를 전한다.

<진실게임>은 애석하지만, <고양이를 부탁해>처럼 삶에 대한 고민을 다루지 못한다. 영화 속 친구들은 직업을 구하지 못했지만, 생계비조차 구하지 못해 힘들게 살지도 않으며, 홍콩 반환 이후의 혼란한 정신상태를 표현하는 것에도 관심이 없다. <진실게임> 영화 속의 청춘은 애석하지만, 숱한 청춘영화에서 이야기되던 것을 새삼 반복할 뿐이다.

그래도 <진실게임>은 솔직함이나 대담함 중에 하나를 당당히 선택하고 결코 이를 피하지 않는 청춘의 모습을 담백하게 그려냈다.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호응을 얻는 이유가 있다면 이런 이들의 모습에 용기를 얻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 재미있는 주변 캐릭터들의 조합과 판타스틱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장면들의 결합은 영화를 더욱 매혹적으로 만들어낸다.

얼핏 보면 유치해 보일 수도 있고, 영화의 결말도 전형적이고 작위적이다. 하지만, 20대의 청춘들의, 약간은 현실도피적이지만 솔직한 고민들을 대담하면서 기분 좋게 풀어나가는 <진실게임>은 관객에게 충분히 어필할 만큼 매력적인 영화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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