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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PiFan 2004)는 올해로 8회째를 맞으며 ‘문화도시 부천’의 자랑거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PiFan 2004에서 상영한 일본 애니메이션 시리즈 중 <군국주의>라는 위험한 정치적 메시지 담은 영화를 보면서 생긴 불쾌감은 좀처럼 씻겨 지지 않는다.

ⓒ 부천영화제
PiFan 2004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원류: 테코보에서 모모타로까지>라는 타이틀로 일본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상영작으로 선정하고, ‘재패니메이션이 과연 맨 처음 어떻게 탄생되었고, 그 원형이 어떠했는지’를 소개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인 지난 30~4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이 지나치리만큼 상영되었습니다. <제국주의>, <군국주의>를 표현한 시대적 상황에 입각한 일본 애니메이션들은 관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이는 대한민국이 일본이라는 나라의 <제국주의>에 직접적인 피해 당사국이었다는 사실에 앞서, 건강한 이성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전쟁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객관적인 견해에서 출발할 것이다.

또한 요즘 대한민국이 이라크 추가파병과 관련해 ‘파병반대’ 물살이 거세게 일고 있는 시기적인 상황 속에서도 더욱 찌푸린 눈살을 피기 힘들 것이다.

PiFan 보도자료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은 재패니메이션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일본에서는 어린 시절 누구나 듣고 자라는 유명한 전래동화 주인공 ‘모모타로’를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2차 대전과 연관돼 이 귀여운 주인공이 일본군의 업적으로 찬양하고 선전하는 내용의 작품들이 쏟아져 나왔다”고 표현했다.

또 “전쟁과 그에 따른 재료 부족으로 힘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애니메이션 작가들은 꾸준히 작품 활동을 계속했고, 이후 근대적이고 혁신적인 시스템을 갖춘 스튜디오가 설립되면서 재패니메이션은 또 하나의 전기를 맞게 된다”며 “올해 PiFan은 1917년 애니메이션 창시자들에 의해 원형이 만들어진 시점부터 2차 대전 직후까지, 가내 수공업을 거쳐 근대적인 기술로 점차 발전해온 일본 애니메이션의 원류를 돌아보는 흥미로운 특별전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일본 애니메이션 시리즈 중 군국주의를 단편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원류 3의 경우 ▲우리들의 해병단- 해군입대를 장려하는 선전용 애니메이션 ▲바다독수리 모모타로- 항공모함 함장인 모모타로와 의인화된 개, 원숭이 등의 대활약으로 오니가시마 군항을 폭격해 일본이 승리를 거둔다는 내용 ▲마보의 낙하산부대- 낙하산으로 투하하는 신형병기 개발 내용으로 실제 이 신형폭탄은 베트남전이나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도 사용됐다 ▲일본 만세- 일본 국민을 상대로 한 전의 고양 영화 등이 가장 핵심적인 애니메이션이다.

한 관객은 PiFan 홈페이지(www.pifan.co.kr)을 통해 “예전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모든 시리즈를 다 예매했는데 일본 애니메이션의 원류 4를 보고 마음이 불편해 예매를 다 취소했다”며 “군국주의 만만세라고 말하는 내용을 보기에는 짜증이 났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관객은 “애니메이션의 원류 상영작들 중 일부는 제국주의 시절에 일종의 프로파간다로서 애초에 의도적인 정치적 목적(일본 군국주의 정당화 및 대국민 세뇌 등)을 가지고 만들어진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한심하고도 위험한 정치적 메시지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그런 문제작은 사실상 애니메이션사적으로만 작품으로서의 의미가 있을 뿐, 담고 있는 내용으로 평가하자면 쓰레기들에 불과하다”며 “불쾌감을 느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PiFan 관계자는 “일본 애니메이션 중 특정 시기에 제작된 작품은 당시 시대적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애니메이션 작품에 대한 기술적인 흐름을 전달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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