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1@7월15일부터 7월24일까지 전세계 32개국에서 가져온 261편의 영화를 감상하는 부천부천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스튜어트 고든 감독의 <개미들의 왕>(102분, 미국, 2003)이 상영됐다.

@IMG2@ 한국 최초로 상영되는 <개미들의 왕>은 스튜어트 고든 감독의 아홉번째 영화로 스튜어트 고든 감독은 우리나라에서는 1985년 칸느 영화제에서 비평가상을 받은 <좀비오>로 잘 알려져 있다.

그의 데뷔작 <좀비오>는 끔찍하기보다는 웃음을 멈출 수 없는, 목잘린 박사가 자기 목을 들고 실험실을 쏘다니는 장면으로 유명한데, <개미들의 왕>에서도 냉동된 목을 도끼로 잘라 불에 태우는 장면이 등장한다.

@IMG3@<개미들의 왕>은 미래도 없고 되는 일도 없는, 평범하고 보잘 것 없는 페인트공인 한 소년이 어느 날 갱단의 제의를 받아 시의회 회계사를 미행할 것을 부탁 받고 자신의 배짱을 증명해보려고 이 제의를 수락한다.어느 날 그를 미행하다가 집에 들어가 회계사와 맞닥뜨린 소년은 냉장고를 쓰러뜨려 처참한 살인을 하게된다.

그러나 갱단은 살인까지 한 그의 존재를 인정하기는커녕 "너는 겨우 저 비루한 개미들보다 보잘 것 없는 존재"라며 그의 자존심을 처참하게 무너뜨린다.

증거를 없애기 위해 주인공 '숀'을 외딴 농장에 가두고 갱단은 매일 정해진 시간에 그를 골프채로 때리는데, 엽기적인 살인으로도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지 못하고 갇혀 치명적인 폭력을 당하게 되자 '숀'의 분노는 폭발하게되고, 그는 '쓰레기'들을 청소하려고 마음을 먹는다.

친구의 도움으로 탈출한 '숀'은 아름다운 회계사의 미망인과 사랑에 빠져 잠간이나마 그의 자존심을 회복하나, 그의 정체를 알아차린 미망인과 다투다가 우발적인 사고로 미망인이 죽는다.

@IMG4@한 평범하고 보잘 것 없는 페인트공 이었던 한 소년이 어떻게 살인마로 변하는가를 <개미들의 왕>은 차근차근 보여주며 폭력의 실체를 이야기한다.

<개미들의 왕>은 일상적인 공간 속에서 보이지 않는 공포, 보이지 않은 폭력을 담아내고 있는데, 인간이 더 이상 빼앗길 수 없을 만큼 자존심이 무너진 상태에서 역설적으로 얼마나 큰 힘을 지닐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평범한 소년에서 세상의 불만을 다 떠 안은 위협적이고 엽기적인 연쇄 살인마로 변하는 "숀'의 역은 아역 배우 출신으로 <인 앤 아웃> <시멘트> <아카데미 보이즈>에 출연했던 크리스 메케나가 출연한다. 그는 내면에서 서서히 일어나는 변화를 개성 넘치는 연기로 소화해 내, 영화의 긴장감을 시종 늦추지 않게 만든다.

@IMG5@자신을 조롱한 일당중의 하나가 죽은 후 냉동고에 보관되어 있던 시체를 꺼내 도끼로 목을 내려치는 장면은 너무나 끔찍하다. 그리고 불에 태우는 장면은 더더욱 고개를 돌리게 한다.

그러나 어쩌면 관객들은 그를 통해 평소에 죽이고 싶었던 인간들을 청소하는 대리만족을 느끼게 될 지도 모른다.

<개미들의 왕>은 폭력이란 무엇인가? 하는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 폭력의 원인과 폭력의 순환, 그리고 폭력이라는 공포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그리고 한번쯤 '누군가를 살해하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게 한 적은 없는가?'도 생각해보게 한다.

@IMG6@스튜어트 고든은 개막식에서 "여러분은 사람을 죽이는 여러 가지 테크닉을 이 영화에서 배우게 될 것이다. <개미들의 왕>은 살인기계에 관한 영화다"라는 익살스런 말을 남겼다.

스튜어트 고든 감독은 이번 부천판타스틱영화제 장편 심사위원장을 맡아 내한하였다.그는 1999년 선댄스영화제에서 <원더풀 아이스크림>으로 로마판타페스티발 최고감독상을 받았으며 <지옥인간> <돌스> <로봇작스><요새><스페이스 트러커즈>등의 영화를 감독하였다.

<개미들의 왕>은 지난 해 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으며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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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운영위원장,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가짜뉴스체크센터 상임공동대표, 5.18영화제 집행위원장이며, NCCK언론위원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방송통신위원회 보편적시청권확대보장위원, 한신대 외래교수,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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