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 태권도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결승전에서 승리해 금메달을 딴 한국 박태준이 태극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 태권도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결승전에서 승리해 금메달을 딴 한국 박태준이 태극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 태권도의 '신성' 박태준이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다.

박태준은 7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태권도 남자 58㎏급 결승에서 가심 마고메도프(아제르바이잔)를 라운드 점수 2-0(9-0 13-1)으로 꺾고 우승했다.

한국 태권도가 이 체급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은 처음이다. 2012 런던 대회에서 이대훈의 은메달이 최고 성적이고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 대회(2021년 개최)에서 김태훈과 장준이 동메달을 따낸 바 있다.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되고 도쿄 대회에서 처음으로 '노골드'의 굴욕을 당했던 한국 태권도는 박태준의 활약을 앞세워 명예 회복에 성공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이후 8년 만의 올림픽 태권도 금메달이다. 2008 베이징 대회 손태진(68㎏급), 차동민(80㎏ 초과급) 이후 끊겼던 한국 남자 태권도의 금맥도 16년 만에 다시 터졌다.

58kg급 금메달 한 풀었다

마고메도프는 세계랭킹 26위로 박태준(5위)보다 한 수 아래였으나, 준결승에서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비토 델라킬라(4위)를 제압하고 올라온 이변의 주인공이었기에 결코 방심할 수 없었다.

박태준은 1라운드 시작부터 몸통을 정확히 공격하며 2-0으로 앞섰다. 경기는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았다. 두 선수가 서로 공격하다가 정강이끼리 부딪쳤고, 마고메도프가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상대 감점으로 1점을 더 얻은 박태준은 연달아 몸통 공격에 성공하며 7-0으로 달아났다. 마고메도프가 여러 차례 주저 앉아 치료받으면서 경기가 중단된 끝에 박태준이 9-0으로 1라운드를 잡았다.

마고메도프는 부상을 참고 2라운드에 나섰으나, 절뚝이는 다리로는 박태준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박태준은 거침없이 공격하며 점수를 쌓았고, 뒤돌려차기를 상대의 머리를 공 정확히 꽂아 넣으며 한 번의 공격으로 5점을 따냈다.

박태준이 13-1로 앞서 나가며 사실상 승패가 확정되자 마고메도프는 또다시 쓰러졌고, 더 이상 경기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기권하면서 박태준의 승리가 확정됐다.

박태준은 상대 선수를 걱정하느라 마음껏 기뻐하지도 못했다. 마고메도프가 코치진의 부축을 받으며 경기장을 빠져나간 뒤에야 박태준은 태극기를 펼쳐 들고 금메달의 감격을 만끽했다.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 태권도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결승전에서 한국 박태준이 부상으로 부축을 받으며 나가는 아제르바이잔의 가심 마고메도프 뒤에서 코치와 포옹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 태권도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결승전에서 한국 박태준이 부상으로 부축을 받으며 나가는 아제르바이잔의 가심 마고메도프 뒤에서 코치와 포옹하고 있다. ⓒ 연합뉴스

 
준결승서 세계 1위 꺾은 박태준... 진짜 챔피언

박태준은 앞서 열린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튀니지)를 꺾으며 금메달을 예감했다.

1라운드가 시작되자 몸통 공격으로 먼저 점수를 올린 박태준은 1분 만에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라운드 종료를 불과 5초 남겨두고 상대 몸통을 연타해 4점을 올리면서 1라운드를 6-2로 잡았다.

2라운드에서 젠두비는 머리 공격에 성공하며 반격에 나섰으나, 박태준은 물러서지 않고 왼발로 젠두비의 머리를 차며 되갚았다.

8-6으로 앞서간 박태준은 2라운드 종료 20초 전 머리 공격에 성공했으나 득점이 인정되지 않자 자신 있게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심판진이 판독 결과 박태준의 득점을 인정하면서 11-6으로 승기를 잡았다.

곧이어 몸통 공격까지 성공하며 쐐기를 박은 박태준은 라운드 점수 2-0(6-2 13-6)으로 기대 이상의 낙승을 거두면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 태권도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준결승전에서 한국 박태준이 튀니지의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와 경기를 펼치고 있다.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 태권도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준결승전에서 한국 박태준이 튀니지의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와 경기를 펼치고 있다. ⓒ 연합뉴스

 
오히려 최대 고비는 8강전이었다. 개최국 프랑스의 유망주 시리앙 라베를과 맞붙은 박태준은 상대의 과감한 공격과 홈 관중의 열광적인 응원에 고전했다.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1라운드를 8-5로 따낸 박태준은 2라운드에서 발차기를 시도하다가 오른발이 상대 무릎과 부딪혀 다쳤고, 머리 공격까지 허용하면서 끌려가 결국 3-4로 내주고 말았다.

마지막 3라운드도 치열한 접전을 벌인 박태준은 경기 종료 29초 전 결정적인 몸통 공격을 성공하며 리드를 잡았고, 위기에 몰린 라베의 거친 반격을 잘 막아내며 라운드 점수 2-1로 승리했다.

생애 첫 올림픽서 금메달, 박태준 전성기 열렸다

박태준은 고3 때 출전한 2022 세계태권도연맹(WT) 그랑프리 시리즈 3차 대회에서 젠두비와 델라킬라를 모두 꺾고 우승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난 2월 파리 올림픽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에서 박태준은 도쿄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이자 한국 대표팀의 간판스타인 세계랭킹 3위의 장준을 꺾은 이변을 일으켰다.

최종 선발전 이전까지 장준에게 6전 전패를 당했던 박태준은 생애 처음으로 나선 올림픽에서 지금까지 누구도 이루지 못했던 남자 58㎏급 금메달을 따내며 국가대표 선발이 행운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이어 올림픽 금메달까지 따낸 박태준이 2년 뒤 열리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도 우승한다면 그랜드슬램의 위업을 달성하게 된다.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 태권도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결승전에서 한국 박태준이 아제르바이잔의 가심 마고메도프에게 승리해 금메달을 따낸 뒤 가진 시상식에서 메달을 목에 걸고 애국가를 들으며 태극기를 바라보고 있다.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 태권도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결승전에서 한국 박태준이 아제르바이잔의 가심 마고메도프에게 승리해 금메달을 따낸 뒤 가진 시상식에서 메달을 목에 걸고 애국가를 들으며 태극기를 바라보고 있다. ⓒ 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 태권도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결승전에서 한국 박태준이 아제르바이잔의 가심 마고메도프에게 승리해 금메달을 따냈다. 이어진 시상식에서 메달을 수상한 박태준이 부상을 입은 마고메도프를 어깨 동무해 부축하며 행사장을 떠나고 있다.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 태권도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결승전에서 한국 박태준이 아제르바이잔의 가심 마고메도프에게 승리해 금메달을 따냈다. 이어진 시상식에서 메달을 수상한 박태준이 부상을 입은 마고메도프를 어깨 동무해 부축하며 행사장을 떠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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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 태권도 파리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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