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 태권도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여자 57kg급 결승에서 한국의 김유진이 이란의 나히드 키야니찬데와 대결하고 있다.
연합뉴스
긴 다리 앞세운 머리 공격에 상위 랭커들 '추풍낙엽'
세계랭킹 12위 김유진은 대륙별 선발전까지 치르는 우여곡절 끝에 파리행 티켓을 따냈으나, 금메달 후보로 주목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올림픽이 열리자 김유진은 '랭킹은 숫자일 뿐'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상위 랭커들을 잇달아 격파했다. 첫판인 16강전에서 도쿄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이자 세계 랭킹 5위인 하티제 일귄(튀르키예)을 라운드 점수 2-0(7-5 7-2)으로 꺾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8강전에서는 세계랭킹 4위 스카일러 박(캐나다)을 만났다. 스카일러 박은 한국인 아버지와 칠레·이탈리아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선수다. 할아버지는 캐나다로 이민하기 전 한국에서 미군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쳤다고 한다.
스카일러 박은 1라운드 시작부터 김유진의 머리 공격에 성공하며 3점을 얻었다. 하지만 김유진도 몸통 공격과 상대 감점으로 3-3 동점을 만들었고, 날카로운 발차기로 머리를 때리면서 다시 3점을 얻었다. 스카일러 박의 막판 반격을 잘 막아낸 김유진은 1라운드를 따냈다.
2라운드에서도 머리 공격으로 빠르게 점수를 쌓은 김유진은 라운드 점수 2-0(7-6 9-5)으로 승리하며 준결승에 올랐다.
'언더독' 김유진... 단숨에 '세계 챔피언' 올랐다
김유진의 준결승 상대는 세계랭킹 1위 뤄쭝스였다. 그러나 김유진의 거침 없는 활약에 뤄쭝스도 힘없이 무너졌다. 1라운드에서 두 선수는 1분 가까이 탐색전을 벌이다가 김유진이 기습적으로 뤄쭝스의턱을 노렸다.
처음에는 득점이 인정되지 않았으나 김유진은 비디오 판독을 신청해 머리 공격 성공을 인정받으면서 먼저 3점을 올렸고, 라운드 종료 19초 전 또다시 머리를 공격하면서 예상보다 손쉽게 1라운드를 가져왔다.
2라운드는 고전했다. 뤄쭝스의 내려찍기에 얼굴을 맞아 3점을 내줬고, 1-4로 끌려가던 김유진은 과감한 공격을 시도하다가 여러 차례 넘어지면서 감점까지 받은 끝에 1-7로 2라운드를 내줬다.
그러나 심기일전한 김유진은 3라운드에 뤄쭝스의 머리를 3연속 공격하며 크게 앞서나갔다. 상대의 머리 보호대가 벗겨질 정도로 강력한 발차기였다. 뤄쭝스도 김유진의 머리를 때렸으나 상대를 붙잡은 것으로 지적 받으며 득점이 취소되고 감점까지 받았다.
10-0으로 달아나며 쐐기를 박은 김유진은 감점을 받으면서도 남은 시간을 무사히 보내면서 10-3으로 2라운드까지 따내고 랭킹 1위 뤄쭝스를 준결승에서 탈락시켰다.
올해 다낭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따냈던 김유진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단숨에 세계 챔피언으로 뛰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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