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 개막을 사흘 앞둔 23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Grand Palais) 내부에 설치된 태권도, 펜싱 경기장에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다.
2024 파리올림픽 개막을 사흘 앞둔 23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Grand Palais) 내부에 설치된 태권도, 펜싱 경기장에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다.연합뉴스

한국 태권도가 종주국의 자존심을 걸고 2024 파리 올림픽에 나선다.

파리 올림픽 태권도는 7일 남자 58㎏급 예선 경기를 시작으로 파리의 명소 그랑 팔레에서 열린다. 앞서 펜싱 경기가 열린 곳으로, 한국이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따낸 현장이기도 하다.

이날 남자 58㎏급과 여자 49㎏급 경기가 먼저 열리고 8일 남자 68㎏급과 여자 57㎏급 경기가 진행된다. 9일엔 남자 80㎏급과 여자 67㎏급, 10일에는 남녀 최중량급인 80㎏ 초과급과 67㎏ 초과급 경기가 열린다.

박태준, 남자 58kg급 역대 첫 금메달 도전

나흘간 8개 체급에서 전 세계 선수들이 메달을 놓고 겨루는 가운데, 한국은 남자 58㎏급의 박태준이 첫 도전에 나선다.

생애 처음으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박태준은 올해 2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한국 남자 태권도 간판스타이자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장준을 꺾는 이변을 일으킨 바 있다.

고비는 준결승이다. 박태준이 준결승에 오르면 반대편에서는 해당 체급 세계랭킹 1위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튀니지)와 맞붙을 가능성이 크다. 젠두비는 지난해 10월 타이위안 WT 그랑프리 3차 시리즈 결승에서 장준을 제압하고 우승했다.

한국은 이 체급에서 아직 금메달이 없다. 이대훈이 2012 런던 대회 은메달, 김태훈이 2016 리우데자네이루 동메달, 장준이 2020 도쿄 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했기에 박태준이 첫 금메달을 안겨주길 기대하고 있다.

박태준 다음으로는 여자 57kg급 경기에 김유진이 출전한다. 한국이 대륙별 선발전까지 가는 우여곡절 끝에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기에 그만큼 어깨가 무겁다.

한국은 태권도가 정식 종목이 된 첫 대회인 2000 시드니 올림픽 정재은을 시작으로 2004 아테네 대회 장지원, 2008 베이징 대회 임수정이 3연속 금메달을 획득했다. 하지만 그 이후로 메달과 인연이 없어 김유진이 16년 만의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태권도 국가대표 서건우(왼쪽부터), 이다빈, 박태준, 김유진이 7월 2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파리로 떠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태권도 국가대표 서건우(왼쪽부터), 이다빈, 박태준, 김유진이 7월 2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파리로 떠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림픽만 남았다... 이다빈, 그랜드슬램 도전

9일에는 서건우가 남자 80㎏ 초과급에 출격한다. 서건우는 지난해 12월 열린 WT 월드그랑프리 파이널에서 현 세계랭킹 1위 시모네 알레시오(이탈리아), 도쿄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살리흐 엘샤라바티(요르단)와 동메달리스트 세이프 에이사(이집트)를 차례로 꺾고 우승하며 분위기를 타고 있다.

마지막 날에는 한국 선수 중에서 가장 메달 획득 가능성이 큰 이다빈이 여자 67㎏ 초과급에 출전한다.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 아시안게임에서 모두 우승한 이다빈은 올림픽 금메달만 따내면 4개 메이저 대회를 다 우승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도쿄 올림픽 때 부상 탓에 어렵게 은메달을 따냈던 아쉬움을 털어버릴 기회이기도 하다.

이다빈은 이번 대회 유력한 금메달 후보이자 세계랭킹 1위, 그리고 개최국의 이점까지 안고 있는 알테아 로랭(프랑스)을 넘어야 한다.

한국 태권도는 도쿄 올림픽에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2개를 따내는 데 그치며 처음으로 '올림픽 노골드'를 기록했다. 그만큼 태권도의 저변이 넓어지고 세계 평준화가 이뤄진 셈이지만, 종주국인 한국으로서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지난 3년간 절치부심하며 파리 올림픽을 준비한 한국 태권도가 과연 명예 회복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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