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피프티 피프티
어트랙트
신인 그룹 피프티 피프티(FIFTY FIFTY)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이들의 신곡 '큐피드(Cupid)'가 4월 1일자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 100위로 진입했는데, 이 속도가 기록적이라는 게 포인트다.
'핫100' 진입은 피프티 피프티가 데뷔 4개월 만에 거둔 성과인데, 역대 K팝 그룹 중 데뷔 이후 가장 빨리 이 차트에 진입한 것이다. 이로써 원더걸스,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트와이스, 뉴진스에 이은 '핫100' 진입 6번째 K팝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뉴진스가 데뷔 6개월 만에 진입하며 큰 이목을 끌었는데 피프티 피프티가 이보다 두 달 빠른 것.
하이브 산하 어도어 소속인 뉴진스는 데뷔 때부터 워낙 대형신인이었지만 피프티 피프티는 주목받지 못한 신인이라는 것, 대중이 들어보지 못한 중소기획사 소속 가수라는 것, 데뷔한 지 반년도 채 안 됐다는 것, 이런 점들이 한데 얽히며 이들의 '핫100' 진입 성과가 더욱 '핫 뉴스'로 떠올랐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을까. 노래가 좋았다는 게 여러 사람의 의견이다. 이들이 '핫100'에 진입하기 전에도 국내 음원차트 댓글엔 "노래가 좋아서 찾아왔다"는 반응이 꽤 있었다. "우연히 듣고 검색해서 찾은 곡", "인스타에서 우연히 들었는데 팝송인줄 알고 듣다가 한국말이 들려서 이건 꼭 플레이리스트에 넣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찾아 왔다", "랜덤 추천으로 뜬 노랜데 너무 좋아서 매일 듣는 중" 등의 댓글만 봐도 피프티 피프티라는 존재를 모른 상태에서 오직 이들의 노래에 반한 대중이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불 꺼진 romantic all my life
내 주위는 온통 lovely day
내 눈 속에 비친 arrow sign
이렇게 '큐피드'는 시작한다. "개인적으로 도입부가 미쳤다고 생각함"이라는 한 누리꾼의 글에 반대 의견을 달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달콤하면서도 아련한 레트로풍 멜로디에, 매혹적인 음색이 더해지면서 강력한 도입부가 탄생했다. 처음 이 노래를 접하는 리스너들도 단 번에 사로잡기에 충분해 보인다.
무엇보다 노래가 전반적으로 듣기에 편안하다는 점이 이 곡의 가장 큰 강점이다. 음표들에 폭신한 솜을 한 겹 둘러싼 것처럼 귀에 부드럽게 내려앉는다. 덕분에 귀에 때려 박는 듯한 자극이 없어 반복해서 들어도 피로해지지 않는다. 한 마디로, 세련미가 돋보이는 것. 음악팬들은 "와우, 엄청 세련된 노래다", "틱톡에서 듣고 당연히 팝송인 줄 알았는데 신기하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국내 음원차트 저조한 성적에 '갸우뚱'
▲그룹 피프티 피프티어트랙트
이렇게 '핫100' 진입이 충분히 납득될 정도로 노래가 좋다는 의견이 많은 만큼, 국내 음원차트에선 왜 성적이 저조한지 갸우뚱해하는 이들도 많았다. "이런 곡이 탑100이 아니라니..."하고 놀라는 리스너부터 "우리 한국은 참 이상해. 숨은 명곡이나 중소기획사 노래는 좋아도 안 뜨고 대형기획사의 팬덤 많은 그룹의 곡 + 리메이크된 발라드 + 양산형 봄 노래 +트로트만 뜸. 외국에선 인기 많은 곡이 한국에서 차트아웃이네"라며 씁쓸함을 표하는 음악팬도 있었다. 또한 아래처럼 조소 섞인 한 마디를 던지는 이도 있었다.
"멜론차트가 빌보드 '핫100'보다 어려운 차트군요."
피프티 피프티 공식 유튜브 채널의 뮤비 아래 달린 댓글을 보면 외국어가 대부분이다. 해외 반응이 국내보다 뜨거운 게 확실해보였다. '큐피드'는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 '바이럴 송 글로벌 차트'에서 9일째 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새나, 시오, 아란, 키나 4명의 멤버로 구성된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는 지난 해 11월 18일 데뷔했다. 데뷔앨범 이후 100일 만에 낸 첫 싱글앨범이 이렇듯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것. 그런 만큼, 이들이 신드롬에 가까운 이 인기를 앞으로 어떻게 이어갈지가 중요해 보인다.
앨범명이 < 더 비기닝: 큐피드(The Beginning: Cupid) >이듯, 이제 시작이다. "수동적이었던 소녀들이 주체적으로 바뀌는 순간, 소녀들은 더 이상 큐피드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는 무의식적으로 의존하던 큐피드에서 벗어나, 두려움을 이기고 변화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Cupid'는 네 소녀의 성장 과정, 그 시작을 보여주는 노래다"라는 소개 글처럼, 화려했던 시작만큼이나 이들의 변화와 발전도 유의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