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8일 조용필이 발표한 싱글 앨범 'Road to 20 - Prelude 1'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조용필이 긴 공백을 깨고 컴백했던 2013년, 많은 음악 팬들이 충격에 빠졌던 것을 기억한다. 오랫동안 '가왕'으로 불리며 존경받은 당대 최고의 가수지만, 당시 젊은 세대에게는 먼 존재로 느껴졌다. 트로트와 민요부터 록, 흑인음악 등 어떤 장르든 시도해온 도전적인 뮤지션이었지만, 그는 세월의 흐름에 가려 '옛날 트로트 가수'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조용필은 보란듯이 트렌디한 팝 록을 들고 나와서, "나의 흔적을 타투처럼 새길게(Hello)"라고 노래했다. 래퍼의 피처링은 덤이었다. 'Bounce'는 그해 최고의 히트곡으로 우뚝 섰고, 2014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노래상까지 수상했다.
그리고 지난 11월 18일, 조용필이 싱글 앨범 < Road to 20 - Prelude 1 >을 발표했다. 정규 20집에 수록될 두 곡('찰나', '세렝게티처럼')을 싱글 앨범의 형태로 발표한 것. 싱글 앨범의 이름처럼 신곡들은 조용필의 20집 앨범으로 향하는 서곡을 담당한다. 이 두 곡은 조용필이 9년 만에 발표한 신곡이자, 칠순을 넘긴 이후 처음으로 내놓은 신곡이다. 조용필의 음악적 뿌리인 록의 기조를 지켰지만, 2010년대 이후의 트렌드를 좇았다는 점이 핵심이다.
'창밖의 여자', '꿈',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고추잠자리' 등 숱한 명곡들을 작곡해온 조용필이지만, 전작과 마찬가지로 작곡을 마틴 한센, 다니엘 무칼라 등의 해외 작곡가들에게 맡겼다. '젊은 음악'에 대한 그의 의지가 돋보인 결정이다. 두 곡의 작사는 모두 작사가 김이나가 맡았다. 2013년 19집 < Hello >의 수록곡 '걷고 싶다'를 작사한 것이 인연이 되었다. 김이나의 가사는 칠순을 넘긴 조용필에게 '다가온 사랑에 설레하는 남자'의 모습을 이끌어냈다. 김이나 작사가는 '이 곡의 무대를 보면서 선생님이 아니라 형, 오빠 소리가 터져나오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