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쪼개듣기'는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코너입니다. 화제작 리뷰, 업계 동향 등 다채로운 내용을 전하겠습니다 [편집자말]
별다른 기획 없이 노래만 좋으면 입소문을 타고 수십만 장 이상의 음반이 팔려나가던 꿈같은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먼 옛 추억이 된 지 오래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 종류의 각종 음원이 쏟아진다. 유튜브, SNS 등을 활용한 홍보 등 거의 전쟁터와 다름없는 상황 속에서 각 음반 기획사들은 자신들이 제작한 가수들의 노래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음반 제작에는 다양한 직종의 인력이 투입되는 데 그중 핵심이 되는 인물들은 바로 프로듀서, A&R 담당자들이다.

이들의 역량에 따라 음원/음반의 운명이 좌우되는 터라 상당수 기획사는 이 부분에 대해 치열한 공을 들이고 인력을 투입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과연 프로듀서, A&R은 어떤 일들을 진행하는지 알아보자.

(주 : 국내외 업체, 기획사마다 방식에 차이가 있으므로 본문에서 설명하는 내용과 다른 업무를 진행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프로듀서(Producer), 무엇을 프로듀싱할 것인가

 KBS 예능프로그램 <언니들의 슬램덩크> 한 장면.  국내의 대표적인 음반 프로듀서 박진영이 직접 녹음 과정을 지휘하고 있다.

KBS 예능프로그램 <언니들의 슬램덩크> 한 장면. 국내의 대표적인 음반 프로듀서 박진영이 직접 녹음 과정을 지휘하고 있다. ⓒ KBS


음악/음반 제작의 가장 핵심 되는 인물이 프로듀서로 스포츠로 치면 '감독'에 해당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다. 이들의 종류도 2~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일단 제작 프로듀서(Executive Producer)는 음반의 기획, 홍보, 자금 조달 등을 책임진 인물로 대부분의 기획사 사장님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레이블과 매니지먼트 사업이 철저히 분리된 외국과 달리, 국내에선 소속 매니지먼트 회사가 음반 제작도 병행하기 때문에 이들 CEO의 영향력이 음반에 미치는 내용은 가히 절대적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두 번째는 뮤지션 기반의 음악 프로듀서(Music Producer)를 꼽을 수 있다. 말 그대로 "음악에 대한 모든 것"을 진두지휘하는 인물이다. 퀸시 존스, 데이비드 포스터, 테디 라일리 등 우리가 자주 언급하는 해외 유명 프로듀서 상당수가 여기에 해당한다.

직접 수록곡의 작곡/편곡에도 참여하고 경우에 따라선 연주에도 관여하는 등 음반의 내용물에 대해선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최근 들어선 음반보단 개별 음원 위주의 제작이 두드러졌기 때문에 한 명의 프로듀서가 모든 수록곡에 관여하기보단 이른바 '작곡팀'들이 자신들이 만든 곡의 녹음 과정에서 이러한 업무를 병행,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국내의 경우, 박진영(JYP)처럼 유명 가수들이 직접 기획사를 차리고 음반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작곡/프로듀싱에 깊이 관여하는 경우가 허다하므로 앞서 소개한 CEO형 제작 프로듀서와 업무 내용이 중복될 수도 있다.

한편, 국내에선 찾아보기 힘든 케이스로는 엔지니어 기반의 프로듀서들을 언급할 수 있다. 주로 녹음 업무를 담당하면서 이후 프로듀서 업무를 병행하는 사례인데 해외에선 알란 파슨스, 밥 록, 에디 크레이머, 휴 패점 등의 록 음악 전문 프로듀서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각종 녹음 장비, 기술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지닌 덕분에 다양한 소리의 실험을 자신들이 맡은 음반에 적용하는 일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A&R(Artist&Repertoire), 레퍼토리를 찾아라

최근 들어서 각광 받는 음반 제작 직군 중 하나가 바로 A&R이다. 일반인들에겐 다소 생소한 이름이지만 미국/영국 음반업계에선 일찌감치 1970년대부터 활발히 활동해온 업무 영역이기도 하다. 단어 대로 해석하자면 "아티스트들을 발굴하고 그들에게 알맞은 레퍼토리를 찾아내야 하는 것"이 이들의 일.

해외에선 게펜 레이블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프리랜서 존 칼로드너가 이 분야의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1980-1990년대 발매된 에어로스미스, 키스, 화이트스네이크 등 유수의 록 음반 속지를 보면 "John Kalodner : John Kalodner"라는 의도된 이중 표기로 그의 존재감을 부각하기도 했다)

담당 업무/영역 역시 기획사마다 다소 상이하나 대개, 음반 기획 단계 참여부터 소속가수 음반에 들어갈 곡 수집 작업, 작곡가/작사가 섭외, 녹음실/세션맨 섭외, 각종 녹음 및 믹싱/마스터링 일정 조율 등의 다양한 업무를 진행한다.

이 밖에 신인 발굴 및 신규 뮤지션 영입 등을 이들이 담당하기도 하거나 '신인개발팀' 등의 별도 조직에서 이를 진행하기도 한다.

'음반 기획'이라는 측면에선 앞서 소개한 프로듀서와 A&R의 영역이 다소 겹치는 부분도 있는데 전자의 경우는 음악적인 측면이 부각된다면 후자는 사업 및 운영적 측면이 강조된다고 보면 다소 이해가 쉬울 것이다.

국내에선 아무래도 SM·YG·JYP 등 이른바 3대 기획사를 중심으로 대형 업체들이 이런 부분에 역량을 집중해서 운영되고 있다. 특히 SM은 A&R 파트를 사실상 프로듀서 업무와 결합한 형태로 구성, 각종 음반 제작에 이를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프로듀서 A&R 케이팝 쪼개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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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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