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씨 '색안경'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하이업엔터테인먼트
최근 등장하는 팀들이 해외 케이팝 취향에 맞춰 강렬한 컨셉트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스테이씨는 상큼, 발랄 등으로 표현되는 전통적인 걸그룹 노선에 표면적으로 가까워 보인다. 이른바 '틴프레시'라고 스스로를 규정 짓는 스테이씨의 정체성을 감안할 때 10대 소녀들의 일상 속 이야기를 담아냈던 선배들의 그림자가 살짝 감지되는 것이다.
"눈앞에 눈앞에 나타나 줘 / 실제론 어떤 느낌인 걸까 / A beautiful a beautiful love"(ASAP) "오늘 유난히 티가 더 나는 걸 / 모두 쳐다보는 게 다 보여 / 왠지 그럴수록 더 난 당당해져"(색안경) 등의 기성 세대 눈에는 살짝 유치해보이기도 하는 가사가 드러내는 이미지는 블랙아이드필승의 성공작 'OOH-AHH하게', 'Cheer Up'(트와이스)의 연장선상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다.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라도(블랙아이드필승)의 초기작인 'Hush', 'My My'(에이핑크) 등에도 뿌리를 연결지을 만하다.
그런데 단순히 답습 혹은 재현에만 머물렀다면 이 팀에 대한 관심과 주목에는 명확한 한계선이 설정되었겠지만 스테이씨는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제대로 알아주길 원하는 요즘 세대 10대들의 적극적 자기표현을 음악적 정체성으로 드러낸다. "색안경을 끼고 보지 마요", "ASAP 내 반쪽 아니 완전 Copy / 나와 똑같아 내 맘 잘 알아줄" 등 직설화법으로 나의 속내를 가감없이 표현한다.
"STAYC girls it's going down!"
▲스테이씨하이업엔터테인먼트
'브레이브 사운드~' 혹은 'JYP!' 같은 작곡가의 시그니쳐 사운드 대신 "STAYC girls it's going down"(스테이씨 걸스, 우리가 왔다!)라는 구호로 모든 타이틀곡의 시작을 알리는 것 역시 세상에게 당당한 자신을 소개하는 의도로 봐도 무방하다.
사운드적 측면에서도 스테이씨는 요즘 그룹들과는 차별화를 도모한다. 공격적이고 화려한 소리로 3분 안팎의 트랙을 꽉 채우기보단 최신 유행에서 살짝 경로를 벗어나 의도적으로 여백을 주는 악기 및 악곡 구성은 듣는 이들로 하여금 이들의 음악에 좀 더 깊이 빠져들게 할만한 요소로 작용한다.
타이틀곡으로 팀의 정체성을 마련했다면 수록곡에선 R&B, 트로피컬 등 다양성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그룹이 지닌 장점을 최대한 밖으로 표출해낸다. 자칫 평범할 수 있는 사랑노래, 댄스 뮤직이라는 선입견을 타파함과 동시에 '올라운드 플레이어'라는 구성원들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는 것이다.
제작자의 인지도, 80년대 인기 유명 가수의 자녀(시은)등 데뷔 초기만 해도 이 팀을 소개하는 문구는 극히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10개월 정도의 시간이 흐른 지금의 스테이씨는 신흥 대세라는 표현이 잘 어울릴 만큼 착실하게 성장했다. 새로운 시대의 케이팝 아이콘 자리를 노려봄직한 위치로 올라서고 있다. 말 그대로 'STAYC girls it's going down' 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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