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즈원

아이즈원 ⓒ 오프더레코드, 스윙엔터테인먼트

 
프로젝트 걸그룹 아이즈원이 활동 연장 없이 4월 해체를 발표했다. 아이즈원을 탄생시킨 케이블채널 엠넷(Mnet)은 10일 공식 발표를 통해 "아이즈원의 프로젝트 활동은 예정대로 오는 4월 마무리하게 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종료를 앞두고, 12명 멤버들의 활동을 위해 각 소속사 의견을 청취하며 논의를 해왔고 향후에도 아티스트로서의 성장을 지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이즈원은 지난 2018년 방영된 <프로듀스48>을 통해 결성된 12인조 (한국인 9명+일본인 3명) 프로젝트 그룹으로 같은 해 10월 데뷔 앨범 <컬러라이즈'(COLOR*IZ)>를 발표하며 큰 사랑을 얻은 바 있다. 그런데 지난 2019년 불거진 <프로듀스101> 제작진  투표 조작 파문과 관련되면서 아이즈원의 활동 지속 여부는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다. 특히 <프로듀스> 시리즈 담당 안모PD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투표 조작 피해자의 실명이 공개되면서 파문은 더욱 확대되기도 했다. 

​한때 엠넷의 간판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던 <프로듀스101>은 아이오아이(시즌1), 워너원(시즌2) 등의 인기 프로젝트 그룹을 배출하면서 8개월~1년6개월의  짧은 활동 기간 동안 기존 인기팀을 능가하는 활약을 펼쳤다. 세번째 시즌에 해당되는 <프로듀스48>은 일본 AKB48과 손잡고 '한일 합작 그룹'이란 초유의 기획을 들고 등장했다.   

<프로듀스> 시리즈, 그리고 아이즈원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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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원 ⓒ 오프더레코드, 스윙엔터테인먼트

 
​시청률 및 화제성 측면에선 <프로듀스48>은  앞선 두시즌 대비 약세를 드러내긴 했지만 방송 과정을 통해 확보한 한일 양국의 막강한 팬덤은 아이즈원 활동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이 돼 줬다. 걸그룹 음반 초동 판매량(발매 첫주 판매량) 신기록을 수립할 만큼  스타성을 확보하며 순항하는 듯 했다. 하지만 <프로듀스> 시리즈 전반에 걸친 투표 조작 파문이 확산되면서 당초 예정된 2019년 11월 컴백이 연기되었고 이들이 출연한 프로그램들도 속속 방영 취소되는 등 아이즈원은 한동안 활동에 제약을 받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2020년 2월부터 재가동된 아이즈원은 열성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단일 음반 50만장 판매(Oneiric Diary)라는 놀라운 실적을 달성하며 재계약 연장에 대한 일말의 희망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앞선 워너원, 엑스원 등과 마찬가지로 멤버 소속사 간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결국 당초 정해진 2021년 4월로 활동을 끝마치게 되었다. 

​아이즈원을 탄생시킨 <프로듀스> 시리즈는 그동안 1020세대에만 집중된 아이돌 그룹에 대한 관심을 폭넓은 연령층으로 확대시켰다. 동시에 한시적  프로젝트 그룹도 국내외 팬들로부터 기존 팀 못잖은 인기를 얻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남기면서 케이팝 인기 확산에 한몫을 담당하기도 했다. 반면 기성 연예기획사 소속 연습생을 CJ ENM이 손쉽게 활용하는 수익사업 구조가 형성되다 보니 일선 기획사는 마치 CJ를 위해 활용되는 기형적 운영에 대한 비판이 함께 제기되었다.   

​여기에 투표조작 사건을 통해 제작진 및 일부 기획사 임직원들의 일탈 행위가 사법 처리과정에서 드러나면서 <프로듀스> 및 엠넷의 신뢰도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이즈원 활동 지속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함께 등장했고 결국 2019년 시즌4 <프로듀스101X>를 끝으로 해당 시리즈는 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우여곡절 끝에 2020년 재가동에 돌입한 아이즈원의 연장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2년 6개월 계약기간 종료로 각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 

각 회사로 돌아간 이들의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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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원 ⓒ 오프더레코드, 스윙엔터테인먼트

 
오는 4월 이후 12명 아이즈원 멤버들은 원래의 소속사로 돌아가 제2의 연예 활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AKB48 측 일본인 멤버들은 본국으로 돌아가 졸업제 시스템에 맞춰 활동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지속중인 현 상황을 감안하면 한일 양국 병행활동은 당분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나머지 9명은 솔로 또는 그룹, 혹은 연기자 등 각 회사의 방향성에 따라 움직이게 될 것이다.   

​지금으로선 <프로듀스 101> 아이오아이 해산 이후 행보가 아이즈원에겐 좋은 본보기가 될 전망이다. 당초 아이오아이의 후광을 등에 업은 신규 걸그룹이 대거 등장했지만 프리스틴(2019년 해체)과 구구단(2020년 해체)의 실제 활동 기간은 고작 1년~2년반 정도에 그친 채 조용히 간판을 내리고 말았다. 위키미키는 아직 큰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고 프로그램 참가로 인지도를 높였던 다이아도 최근 3년 사이 활동은 지지부진하다.   

그나마 솔로가수로 입지를 굳힌 청하와 소미, <경이로운 소문> 김세정, 청룡영화제 신인상 후보에 오른 김소혜 등은 개별 활동으로 아이오아이 때의 기대치에 부응하는 정도다. <프로듀스101> 및 아이오아이 출신 멤버를 전면에 내세운 그룹들이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다 보니 각 회사들로선 기존 연습생을 추가시킨 신생팀 런칭 보단 현재의 인기를 적극 활용해 솔로 가수 및 배우 분야로 눈을 돌리지 않겠냐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이밖에 아이즈원 만들기에 큰 축을 맡았던 엠넷 역시 일선 기획사 연습생 차출 보단 특정 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한 신생팀 만들기에 전념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빅히트와 손잡고 탄생시킨 < i-Land > 출신 엔하이픈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데다 올해는 NC소프트가 힘을 보탠 <걸스 플래닛>을 예고하면서 기존 <프로듀스101>식 프로젝트 그룹 결성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지난 2018년 아이즈원을 탄생시킨 프로그램 '프로듀스48'의 한 장면

지난 2018년 아이즈원을 탄생시킨 프로그램 '프로듀스48'의 한 장면 ⓒ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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