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세상 회원으로 참여했던 이상우(감독), 1989년 개봉한 <꼴찌부터 일등까지 우리반을 찾습니다> 출연 중 문성근(배우)와 함께.
이상우 제공
이상우(감독)가 창립 회원이었다는 것도 특별한 부분이다. 당시 서울에서 영화세상 소식지를 구독했던 이상우(감독)는 "<스크린> 광고를 보고 참여했고, 대전에 가지는 않았으나 소식지에 글을 보냈다"며 "이후 서울에서 황규석 대표를 만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상우(감독)는 "고등학생 시절인 1987년 이장호 감독의 < Y의 체험 > 개봉 전 일일 포장마차가 있었는데, 거기에서 영화에 대한 꿈을 키웠다"면서 "당시 전영록 가수가 나왔고 나도 노래를 부르겠다고 나갔는데, 그때 이장호 감독님이 꿈이 뭐냐고 물어서 영화감독이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그 일로 바로 충무로 명보극장(현 명보아트홀) 지하에 있던 영화사로 찾아가 무작정 청소를 했던 것이 영화에 뛰어든 계기였다"고 덧붙였다.
이상우는 1989년 서울영화집단 출신 황규덕 감독의 데뷔작 <꼴찌부터 일등까지 우리반을 찾습니다>에는 배우로 출연하기도 했다. 1989년 8월 삼영필름이 동해안 연곡해수욕장에서 개최한 여름해변영화학교에 참여해 청소년 시절부터 영화에 대한 꿈을 키웠다. 당시 강사가 전양준(전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 이충직(전 중앙대 교수), 양윤모(영화평론가) 등이었다고 한다.
이상우는 미국 유학 후 감독으로 데뷔하는데, <아버지는 개다>(2010), <엄마는 창녀다>(2011),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께>(2014), <나는 쓰레기다>(2015) <비상구> <스타박'스 다방 >등의 독립영화 연출해 국내외 영화제에서 주목받았다.
영화세상은 1994년 소식지 12호를 발행하면서 9월 10일 대전에서 1주년 기념 모임을 하게 된다. 첫 오프라인 모임으로 전국에서 소식지로만 소통하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이게 된 것이다. 강민구가 '영화세상' 활동에 결합하게 된 것도 이즈음이었다.
강민구는 "1994년 휴학을 하고 목원대에서 야간경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을 때, 조립식 건물 매점 한쪽에 '레오 까락스의 <나쁜피> 상영이라는 전단이 붙어 있어서 상영하는 날 찾아갔고, 거기서 만난 사람이 황규석이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강민구는 영화비평을 공부하며 테리 이클턴의 <문학이론입문>부터 여러 리얼리즘 관련 서적·계간지 <문학과 과학>, <리뷰> <창작과 비평>, <문학과 사회>, 월간지 <키노> 등을 닥치는 대로 읽고 필기하며 지식을 쌓던 시절이었다.
영화이론을 탐구하던 강민구는 황규석과 만남을 계기로 영화세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강민구는 "황규석이 제작해 우편으로 발송했던 소식지의 내용은 <키노> 등의 영화잡지에 나온 영화 소개 글과 회원 소식 등이 많았고, 간혹 회원들이 쓴 글이 실리기도 했다"며 "황규석은 여타의 상영회 조직보다는 소식지에 제작 및 배포에 애착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황규석에 따르면 소식지는 52개월 동안 52권이 발행됐다.
소식지를 바탕으로 시작된 교류는 차츰 직접 회원들과 접촉면을 넓히면서 별도의 영화 세미나와 촬영 활동을 하는 형식으로 발전한다. 강민구는 "대화동 외국인 노동자들을 촬영하기도 했고, 1996년 인디포럼 행사를 할 때 서울에서 조영각(전 영진위 부위원장), 안해룡(감독) 등과 이야기 나누면서 영상을 찍은 후 '영화세상' 회원들에게 한국영화의 어떤 흐름에 대해 이야기를 해 준적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