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는 필연적으로 탄압을 불러온다. 소위 '온정적 독재', 즉 일시적이나마 사회와 민족의 발전에 기여하는 독재조차도 그 끝을 보자면 폭력으로 민중과 반대파를 탄압하기 십상이다. 콜롬비아의 시몬 볼리바르, 튀르키예의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 인도네시아의 수카르노 같이 독립의 영웅 출신이며 여전히 제 나라에서 폭넓게 존경받는 지도자라 할지라도 거둔 성과에 비해 독재가 낳은 문제가 더 큰 게 아니냐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하물며 독립운동은커녕 권력만 탐하며 정치생명만 연장하기 십상인 평범한 독재야 백해무익한 것이 아닌가. 불행히도 한국이 겪어낸 독재가 꼭 그와 같은 것이었다.
독재의 가장 흔한 변명은 국민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란 얘기겠다. 한국에서도 꼭 그와 같은 명분을 내세워 군사반란을 일으킨 이가 둘이나 되지 않던가. 그중 하나는 오늘 한국 정치에도 여전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인물이고 말이다. 스스로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경제성장의 상징이 돼 민주주의 탄압이며 인권말살과 같은 과오조차 반대급부쯤으로 관대히 평가받는 박정희가 바로 그다.
군부독재가 만들어낸 가족의 비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