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하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2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 6에서 열린 핸드볼 여자 조별리그 A조 1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 23-22로 승리한 한국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4 파리하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2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 6에서 열린 핸드볼 여자 조별리그 A조 1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 23-22로 승리한 한국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독일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이변을 일으켰다. 

헨리크 시그넬(스웨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은 26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6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핸드볼 여자부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독일을 23-22로 이겼다.

한국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강호' 독일을 꺾고 기분 좋게 승리하면서 8강 진출의 기대를 높였다. 

포기 안한 시그넬 감독의 승부수, 짜릿한 역전승 만들다

한국으로서는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경기였다. 지난해 12월 세계선수권에서 한국이 22위에 그친 반면에 독일은 6위에 올랐다. 또한 체격 조건도 독일이 훨씬 뛰어났다.

그러나 한국은 경기 시작 58초 만에 처진 강경민의 선제 득점을 시작으로 앞서나갔다. 특히 전반에만 5골 2도움으로 맹활약한 강경민을 앞세워 11-10으로 리드를 잡은 가운데 전반을 마쳤다.

다만 전반 막판에 11-8로 3골까지 앞서다가 실책을 범하면서 내리 2골을 내주며 추격당했고, 불안했던 흐름은 결국 후반에 현실이 되고 말았다.

한국은 독일의 장신 수비에 막혀 후에 5분 가까이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그래도 어렵게 골을 만들어내며 14-14로 맞섰으나, 이후 독일이 연달아 3골을 터뜨리면서 역전을 당하고 끌려갔다. 
 
 2024 파리하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2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 6에서 열린 핸드볼 여자 조별리그 A조 1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 헨리크 시그넬 감독이 류은희에게 작전을 전달하고 있다.

2024 파리하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2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 6에서 열린 핸드볼 여자 조별리그 A조 1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 헨리크 시그넬 감독이 류은희에게 작전을 전달하고 있다. ⓒ 연합뉴스

 
패색이 짙어지자 시그넬 감독은 승부수를 띄웠다. 수적 우위를 위해 골키퍼를 빼고 필드 플레이어 한 명을 더 투입하는 '엠프티 골' 작전을 펼친 것이다.

독일이 한국의 패스를 가로채 빈 골문을 향해 손쉽게 골을 터뜨리며 이마저도 실패로 끝나는 듯했으나, 한국은 류은희와 전지연이 연달아 골을 터뜨리며 격차를 좁혔다. 곧이어 강은혜가 동점골까지 터뜨렸다. 

한국과 독일은 번갈아 골을 터뜨리며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했으나, 한국이 종료 4분 전 우빛나의 벼락같은 7m 스로 득점에 이어 종료 22초 전 강경민의 골로 쐐기를 박았다. 

공을 돌리며 남은 시간을 흘려보낸 한국 선수들은 승리가 확정되자 금메달이라도 따낸 듯 크게 기뻐했다. 강경민과 류은희는 나란히 6골씩 넣으며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 유일 단체 구기 종목... '어게인 우생순'
 
 2024 파리하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2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 6에서 열린 핸드볼 여자 조별리그 A조 1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 한국 강경민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2024 파리하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2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 6에서 열린 핸드볼 여자 조별리그 A조 1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 한국 강경민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 연합뉴스

 
여자 핸드볼은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이 유일하게 참가한 단체 구기 종목이다. 그만큼 관심이 쏠린 경기에서 한 수 위로 여겨진 독일을 꺾으면서 한국 선수단의 초반 기세를 끌어 올렸다.

시그넬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겨서 행복하고 열심히 준비한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라며 "올림픽을 앞두고 선수들이 매일 조금씩 좋아졌는데 오늘 독일이라는 강한 상대를 이겼다"라고 강조했다. 

여자 핸드볼은 한국의 올림픽 효자 종목이었다. 1984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은메달을 시작으로 1988 서울 올림픽과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연달아 금메달을 획득했다.

1996 애틀랜타 올림픽과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은메달,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세계 정상급 기량을 과시했으나 2016 리우 올림픽에서 조별리그 탈락, 직전 대회인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8강에서 탈락하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10위권에도 들지 못하면서 이번 파리 올림픽에 나선 대표팀은 역대 전력이 가장 낮다는 혹평을 듣기도 했으나, 첫 경기에서 독일을 꺾으면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6개국이 한 조에 속한 조별리그에서 8강에 진출하는 4위 안에 들려면 2승을 거두거나 최소한 1승 1무를 해야 한다. 한국으로서는 오는 28일 슬로베니아와의 2차전이 더 중요해졌다. 

한국은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슬로베니아에 4골 차로 패한 바 있지만, 이날 독일전에서 보여줬듯 이변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첫 경기부터 역전 드라마를 쓴 한국 여자 핸드볼이 과연 파리 올림픽에서 옛 영광을 되찾을지 주목된다.
 
 2024 파리하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2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 6에서 열린 핸드볼 여자 조별리그 A조 1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 한국 골키퍼 박새영이 독일의 슛을 막기 위해 손과 발을 뻗고 있다.

2024 파리하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2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 6에서 열린 핸드볼 여자 조별리그 A조 1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 한국 골키퍼 박새영이 독일의 슛을 막기 위해 손과 발을 뻗고 있다. ⓒ 연합뉴스

 
 2024 파리하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2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 6에서 열린 핸드볼 여자 조별리그 A조 1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 류은희가 점프 스텝으로 독일 선수 두명을 제치고 있다.

2024 파리하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2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 6에서 열린 핸드볼 여자 조별리그 A조 1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 류은희가 점프 스텝으로 독일 선수 두명을 제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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