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입양은 숭고한 행위라고들 한다. 왜 아닐까. 피가 섞인 아이 하나 기르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닌데, 남의 아이를 제 품에 받아들여 기르는 일이니 보통 마음가짐으론 어림없을 일이다. 심지어 피부색도, 문화도 다른 먼 타국에서 아이를 받아 입양하는 건 더욱 쉽지 않은 결정일 테다.
그럼에도 국제입양은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 어느 나라의 어린아이가 다른 나라로 건너가 그 가정의 자식으로 들어간다는 이야기다. 전 세계를 아우르는 획일적 통계가 있는 건 아니지만 일부 기관이 자료를 추려 발표한 바에 따르면 아동을 받아들이는 나라와 보내는 나라 사이에 확연한 경향성이 발견된다.
국제입양은 그 과정에서 여러 민간기관이 참여해 수익을 챙기는 사업이기에 이를 수입과 수출로 바라보는 시선도 상존한다. 한국은 지지리도 가난했던 지난 세기부터 선진국 반열에 오른 지금까지도 확고한 아동 수출국이다. 아무리 떨어져도 아동 수출순위 10위권 안에 자리했던 한국은 다른 나라가 코로나19 이후 해외입양을 크게 줄인 사이에도 그 숫자를 어느 정도 유지해 세계 3위까지 올라섰다. 콜롬비아, 우크라이나에 이어 가장 많이 자국 아이를 해외 가정으로 보낸 것이다. 출산율 세계 꼴찌, 사람이 없어 미래가 걱정된다는 이 나라가 벌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