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에 대한 조롱이 문화적 현상처럼 퍼져나간다. 20대부터 40대 초반까지를 포괄하는 MZ세대라는 단어의 용례가 대표적이다. 본래 뜻과는 별개로 사회초년생 중 사회통념이며 조직의 관습에 따르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이들을 가리키는 말로 쓰일 때가 얼마나 많던가. 뒤에 붙는 세대라는 말까지 빼놓고서 "너희 부서 MZ는 어때?"라는 식으로 젊은이들이 무례하고 이기적일 것이라 미리 짐작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자라나는, 또 이제 막 성인이 된 이들에 대한 조롱에도 이면이 있다. 이해받지 못하고 환영받지도 못하는 세대의 맞은편엔 이해하고 싶지 않고 같이 자리하고 싶지도 않은 꼰대가 있는 것이 아닌가. 아주 틀린 이야기도 아닐 테다. 교과서에선 정의며 사회며 조국이며 공동체를 이야기하지만, 뉴스를 통해 흘러나오는 이야기는 그와는 영 딴 판이 아닌가. 서로를 등치고 제 이익만 챙기는 이들로 가득한 풍경을, 나서면 손해보고 나누면 바보가 되는 현실을 젊은이들이라고 보지 못할 리가 없다.
어른이 없다는 자조가 곳곳에서 들려온다. 어디 없는 것이 어른뿐일까. 가치도, 공동체도, 그를 존중하며 살아가는 삶도 찾아보기 힘든 것만 같다. 가치의 상실은 정치에 대한 혐오로 번지고, 정치혐오는 책임 없는 도둑놈들을 키우고, 그로부터 각자도생의 아수라장이 펼쳐지는 것은 아닌가. 우리시대가 그와 같지 않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이가 얼마 되지 않는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