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에 서다스틸컷
반짝다큐페스티발
능력에 따른 균등한 교육, 이뤄지고 있는가
대한민국 헌법 제31조 ①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왜 빈민인가? 헌법은 균등한 교육을 말한다. 전제는 능력이지 재산도 권력도 다른 무엇도 아니다. 능력에 따른 균등한 교육은 그러나 실천되고 있는가. 기찻길옆작은학교가 주목한 것은 무너지는, 그러나 지켜져야만 하는 사회적 질서다. 영화는 똑같은 골방일지라도 다르다고 말한다. 부모 없는 빈 집 대신 이모와 삼촌들이 웃으며 기다리는 그 골방은 다르다고 말이다. 가진 자의 자식과 없는 자의 자식이 달라지는 건 방과 후부터다. 아무도 없는 빈 집으로, 돌봄과 교육의 공백으로 돌아갈 아이들에게 교육과 돌봄을 제공하는 일은 그래서 공적 가치의 달성이다. 공부방에 대한 지원은 공적 영역의 수복이다.
영화는 공부방 운동의 넓고 긴 역사의 어느 한 곳을 다룬다. 기찻길옆작은학교의 한 해와 지나온 시간들을 오가며 그곳에 몸 담고 몸 담았었던 이들을 만난다. 1987년 설립됐으니 올해로 서른일곱이다. 영화가 제작된 건 7년 전, 갓 서른이 되던 때다. 상근자 김수연씨는 말한다. 부딪치고 힘들어하고 다시 또 선택하고 마는 서른 번의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이 있었다고. 매번 같았던 그 부딪침을 우리는 더 수월하게 해줄 수 없었던 걸까.
<곁에 서다>가 보여주는 현장 앞에서 반짝다큐페스티발에 참여한 많은 관객이 무언가를 느꼈으리라 생각한다. 잊혀지는, 그러나 가치 있는 무엇이 그래도 지켜져야만 한다고, 그렇게 믿는 이들로 가득한 페스티발 현장이었다. 공부방 운동도, 이 다큐를 찍은 이들도, 이 다큐를 보러 온 이들도 모두 그랬다. 그들은 교육도 다큐도, 또한 영화제까지도 반드시 지켜지고 세워져야 한다고 그렇게 믿는 것이다.
이들의 수고를 곁에서 가만히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나는 마음 한켠이 차오르는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