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미의 신곡 ' 'You Can't Sit With Us'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어비스컴퍼니
편의상 복고 혹은 '레트로'라는 단어로 표현되는 선미의 음악 답게 'You Can't Sit With Us'는 요즘 국내외 음악계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1980년대 감성의 속도감 넘치는 팝음악으로 꾸며졌다. 간결한 느낌의 신시사이저와 잘게 박자를 쪼개는 베이스의 울림을 바닥에 깔고 선미는 그 어느 때 이상으로 자유분방하게 자신의 감정을 맘껏 표출한다.
연인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시종일관 'Forgive Me' (나를 용서해줘)라고 신호를 보내지만 그녀는 단호하고 직설적이다. 창밖을 향해 던진 화분을 맞은 남자는 어느 순간 좀비떼와 함께 선미와 친구들을 위협하는 존재로 돌변한다.
위기에 빠진 그들의 선택은 좀비와의 맞대결, 바로 총싸움이다. 영화 <부산행>, <킹덤>을 담당한 무술팀의 도움을 받아 뮤직비디오 속 선미는 호쾌한 쾌감의 액션 활극을 펼치면서 상황을 간단히 정리해 버린다. 그런데 여기서 기묘한 반전이 이뤄진다. 화분이 머리에 꽂혀버린 남성은 미리 준비한 반지를 무릎 꿇고 그녀에게 선사한다. 그리고 선미는 이를 기꺼이 받는 것과 동시에 그와 포옹을 하며 뮤직비디오는 마무리된다. 경찰들의 포위 망을 뒤로 한채.
신곡 MV의 엔딩에 대해선 여러 가지 해석이 공존할 만하다. 화내고 등 돌리긴 했지만 넓은 아량으로 그를 용서해준 것이라는 반응, 또는 또 한 번 남성의 달콤한 속삭임에 속절없이 넘어간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노래 속 인물의 의도에 대한 사람들의 궁금증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선미는 직접 전달하진 않는다.
대신 언제나 그렇듯 멋진 퍼포먼스와 고혹적인 목소리로 듣는 이들을 뮤직비디오 속 좀비 마냥 중독시킴과 동시에 우리 스스로 열쇠를 찾아보게끔 유도한다. 직설적 화법의 가사와 은유적 표현을 곳곳에 심어 넣은 영상이 동시에 맞물리면서 '선미팝'은 멋지게 마법을 발휘한다.
한발 뒤로 물러섰지만... 두 걸음 더 다가온 선미의 작업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