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표팀 브라질이 지난 6월 2일 한국과의 평가전에서 네이마르의 득점 이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 브라질 대표팀 브라질이 지난 6월 2일 한국과의 평가전에서 네이마르의 득점 이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 브라질 축구협회 트위터 캡쳐

 
 
축구하면 가장 떠오르는 나라는 어디일까. 모두가 브라질을 첫 손에 꼽는다. 축구에 있어서 브라질만큼 유구한 역사를 지닌 나라는 없다. 역대 월드컵에서 한 차례도 빠짐 없이 개근한 팀이며, 가장 많은 5회 우승을 차지했다. '영원한 우승후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하지만 최근 월드컵에서 보여준 성과는 우리가 알던 브라질이 아니다. 2002 한일 월드컵 우승으로 유니폼에 다섯 번째 별을 새긴 후 20년 동안 결승전조차 오르지 못했다.

그럼에도 화려한 선수진과 개성 넘치는 자원들을 끊임없이 배출하며, '마르지 않는 샘'을 갖고 있는 곳이 브라질이다.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에 나서는 브라질은 어느 대회와 비교해 가장 안정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브라질의 삼바 리듬이 카타르 땅에서 울려 퍼질 수 있을까. 20년 만에 월드컵 V6에 도전한다.
  
팀 프로필
피파랭킹 : 1위
월드컵 본선 진출 횟수 : 22회
월드컵 최고 성적 : 우승 5회 (1958, 1962, 1970, 1994, 2002)
카타르 월드컵 지역예선 성적 : 14승 3무 (남미예선 1위)
 
FOCUS 1 : 치치 감독의 장기집권, 더욱 단단해진 조직력
 
치치 감독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미네이랑의 비극(독일전 1-7패)과 2016년 코파아메리카 조별리그 탈락으로 망망대해에 표류한 브라질호 선장으로 부임했다. 팀을 빠르게 정비하며, 2018 러시아 월드컵 남미예선을 1위로 통과하는데 앞장섰다. 비록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서 벨기에에 패하며, 8강에 머물렀지만 빠른 공수 전환, 강도 높은 압박, 짜임새 있는 공수 밸런스를 구축하며 국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4년의 임기를 보장 받은 치치 감독은 월드컵 실패의 아픔을 딛고 1년 뒤 2019 코파 아메리카에서 브라질을 12년 만에 우승으로 견인하며 지도력을 입증했다.
 
치치 감독의 장기집권 체제 하에 브라질은 일관된 경기력을 이어나갔고,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 남미예선에서도 14승 3무(1위)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본선에 올랐다. 그리고 지난 3월 마침내 FIFA랭킹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자그마치 4년 7개월 만이다. 
 
브라질  브라질은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후보 1순위로 평가받고 있다.

▲ 브라질 브라질은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후보 1순위로 평가받고 있다. ⓒ 브라질 축구협회 트위터 캡쳐

 
 
FOCUS 2 : 화려한 스쿼드, 최적의 해답은 4-4-2일까
 
브라질의 스쿼드는 화려하다는 수식어 밖에 표현할 방법이 없다. 공격부터 미드필드, 수비, 골키퍼에 걸쳐 빅리그 빅클럽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공격의 중심은 단연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다. 화려한 발재간과 드리블 돌파로 공격의 활로를 열고, 득점과 어시스트 생산성이 뛰어나다. 이밖에 히샬리송(토트넘), 가브리엘 제주스(아스날),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 필리피 쿠티뉴(아스톤 빌라), 루카스 파케타(웨스트햄) 등 전방과 2선에 재능 넘치는 자원들이 즐비하다.
 
중앙 미드필더 두 자리는 맨유에서 활약 중인 카제미루–프레드 듀오가 앞서있는 형국이다. 부상이나 징계와 같은 유사 상황에는 브루누 기마랑이스(뉴캐슬), 파비뉴(리버풀)가 언제든지 그 자리를 메울 수 있다.
 
브라질의 가장 큰 장점은 수비에 있다. 이번 월드컵 남미예선 17경기에서 단 5실점만 허용했다. 장기간 호흡을 맞춰온 알렉스 산드루(유벤투스)-티아구 실바(첼시)-마르퀴뉴스(파리 생제르맹)–다닐루(유벤투스)의 수비 조직력은 단연 최상이다. 또 한 명의 월드클래스 센터백 가브리엘 밀리탕(레알 마드리드)은 중앙 혹은 오른쪽 측면에서도 활약할 수 있다. 브라질은 최근 평가전에서 티아구 실바, 마르퀴뉴스, 밀리탕의 공존을 실험한 바 있다. 주전 골키퍼 알리송 베케르(리버풀)이 부상당하더라도 에데르송(맨시티)이라는 걸출한 백업이 버티고 있어 걱정이 없다.
 
치치 감독은 4-3-3과 4-2-3-1 포메이션을 병행했다. 하지만 지난해 2021 코파아메리카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에 0-1로 패한 이후 9월 재개된 월드컵 남미예선부터는 4-4-2 포메이션을 주로 가동하고 있다.
 
공간을 효율적으로 배분하여 좁은 간격 유지를 통해 전방 압박을 가하는 것이 치치 감독의 주요 전술이다. 그리고 브라질 특유의 화려한 삼바 리듬을 네이마르가 가미시킨다.

그동안 왼쪽 윙포워드로 나섰던 네이마르를 한 칸 전진시키는 프리롤 역할을 부여함으로써 수비 부담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비니시우스와의 공존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두 선수 모두 왼쪽 윙포워드라는 포지션의 중복을 피함과 동시에 스위칭 플레이가 원활하다. 왼쪽에서 비니시우스가 직선적인 돌파와 박스 안 침투를 통해 골을 터뜨리는 데 능하다면 오른쪽에는 플레이메이킹과 정확한 패싱력으로 퀄리티를 높여줄 하피냐가 공격의 밸런스를 맞추고 있다.
 
중원에서는 프레드가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 역할을 담당하며, 뒤에서 수비에 치중하는 카제미루가 좋은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있다. 파케타는 최전방, 왼쪽 측면, 중앙 미드필더 3선 자리를 모두 소화할 수 있어 활용가치가 높다.
 
네이마르 브라질의 에이스 네이마르가 세 번재 월드컵인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네이마르 브라질의 에이스 네이마르가 세 번재 월드컵인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브라질 축구협회 트위터 캡쳐

 
 
FOCUS 3 : 20년째 이어진 유럽 공포증
 
브라질은 최근 주요 도박업체의 월드컵 우승후보 순위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아르헨티나전 패배 이후 A매치 15경기 연속 무패(12승 3무)를 내달리며,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브라질은 2002 한일 월드컵을 마지막으로 20년째 피파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특히 유럽 강호와의 대결에서 번번이 미끄러지는 모습을 반복했다. 브라질이 월드컵 토너먼트에서 유럽팀에게 거둔 마지막 승리는 2002 한일월드컵 독일과의 결승전이다.
 
이후 2006년 프랑스(8강), 2010년 네덜란드(8강), 2014년 독일(4강), 2018년 벨기에(8강)의 아성을 넘지 못했다. 이러다보니 브라질 내에서도 유럽 징크스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현재 브라질의 수많은 선수들이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 중이다. 유럽에 대한 적응력이 약하다는 것이 어불성설인 이유다. 그럼에도 잘 조직된 유럽 강팀을 상대로 4회 연속 탈락한 것은 한번 쯤 짚어봐야 할 문제다.
 
결국 이러한 적응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유럽팀과의 많은 평가전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치치 감독도 브라질 축구협회에 강하게 요청한 사항이다. 그런데 브라질은 정작 지난 4년 동안 유럽팀과의 경기는 2019년 3월 체코전이 유일하다. 

이외에는 모두 비유럽 국가와 경기를 치렀다. 코로나19 확산세, UEFA 네이션스리그 창설 등으로 인해 유럽과의 A매치를 추진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월드컵 남미예선 종료 이후 6월 한국-일본, 9월 가나-튀니지 등 아시아, 아프리카 팀과 평가전을 치렀다. 아무래도 우승권에 근접하지 않은 팀들과의 경기는 전력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브라질은 공교롭게도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유럽 2개(세르비아, 스위스)와 G조에 속했다. 프랑스, 잉글랜드, 스페인,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등 유럽의 강호들이 득실대고 있는 토너먼트에서 어떠한 경기력을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감독 & 키 플레이어
-치치 <생년월일 : 1961.5.25 / 국적 : 브라질>
선수 시절 SER 카시아스두술에서 데뷔한 뒤 에스포르티부-RS, 포르투게자, 구아라니 등을 거쳤으나 무명에 가까웠다. 은퇴 후 29세의 나이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치치는 그레미우, 인터나시오날, 코린치안스 등 브라질 명문 클럽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주목받았다. 2014년 미네이랑의 비극, 2015년과 2016년 코파아메리카에서의 성적부진이 이어지며 위기론이 대두될 때 브라질의 구세주로 치치가 등장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8강 탈락의 아쉬움을 1년 뒤 2019 코파 아메리카 우승으로 상쇄했다. 12년 만의 코파 아메리카 우승이라 더욱 가치가 높았다.
 
-네이마르 <생년월일 : 1992.2.5 / 175cm / 소속팀 :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명실상부한 브라질 최고의 슈퍼스타다. 펠레(77골)에 이어 현재 브라질 A매치 최다득점 2위에 올라있다. 네이마르에게 남은 마지막 목표는 월드컵이다. 자국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콜롬비아와의 8강전에서 수니가에게 등을 가격 당해 부상으로 낙마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대회 직전 부상으로 인해 정상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했다. 2019 코파 아메리카에서도 부상으로 불참하면서 메이저대회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만약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조국의 V6를 이끌 경우 브라질 축구 역사의 한 페이지에 이름을 새길 수 있다.
 
예상 베스트11
4-4-2 : GK 알리송 – 다닐루, 마르퀴뉴스, 티아구 실바, 산드루 – 하피냐, 프레드, 카제미루, 비니시우스 – 히샬리송, 네이마르
 
2022 카타르 월드컵 일정
11월 25일(금) 오전 4시, 루사일 스타디움
vs 세르비아
 
11월 29일(화) 오전 1시, 스타디움 974
vs 스위스
 
12월 3일(토) 오전 4시, 루사일 스타디움
vs 카메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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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네이마르 치치 비니시우스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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