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편이란 무엇인가. 리들리 스콧이 무려 사반세기 만에 명작 <글래디에이터> 속편을 발표하며 영화팬들에게 기대와 우려를 함께 품게 했다. 기대는 러셀 크로우가 연기한 장군 출신의 검투사 막시무스의 장렬한 한 생을 재현할 다른 누군가가 있을 수 있으리란 것이고, 우려는 그렇고 그런 흔한 속편들처럼 원작의 감상을 뭉개고 망칠 돈벌이에 급급한 작품일 수 있다는 것이다. 속편이란 그와 같아서 전작의 명성에 기대는 만큼, 그것이 쌓은 공까지 망칠 수가 있는 법이다.
속편이 나오는 이유는 분명하다. 영화산업, 나아가 콘텐츠산업이란 것이 대중의 관심을 먹고 살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한 줌의 관심이라도 더 끌어보려 TV방송에 나가고 유튜브 콘텐츠에 얼굴을 비추며 독자 얼마 되지 않는 지면인터뷰도 마다 않는 게 영화 마케팅이 아닌가.
원작 자체가 유명하여 따로 더 홍보할 필요가 없는 작품이라면 굳이 속편을 제작하지 않을 이유는 없는 것이다. 적어도 산업적 측면에선 말이다. 무엇보다 한 편의 영화는 투자부터 제작을 거쳐 다양한 직역, 여러 노동자들의 피와 땀이 들어가게 마련이다. 태생부터 산업적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는 뜻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