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아레나 샹드마르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유도 여자 57kg급에서 은메달을 딴 허미미가 시상대에서 은메달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서 유도 시작한 허미미, 할머니 유언에 한국행
결승에서 만난 허미미와 데구치는 서로 치열한 탐색전을 벌이다가 경기 시작 56초에 두 선수 모두 지도를 받았다. 허미미는 2분 4초에 위장 공격을 했다는 이유로 두 번째 지도를 받았다. 지도 3개를 받으면 반칙패가 선언된다.
위기에 몰린 허미미는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으나, 데구치가 허미미의 다리를 붙잡고 버티면서 가까스로 막아냈다.
4분 간의 정규 시간에 승부를 내지 못한 두 선수는 연장전에 돌입했고, 소극적으로 경기를 하던 데구치가 연장전 시작 1분 48초에 두 번째 지도를 받으면서 허미미와 데구치는 나란히 지도 2개씩 받았다.
그러나 허미미가 메치기를 시도하다가 또다시 위장 공격 판정을 받고 반칙패하면서 데구치가 우승했고, 관중석에서는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에 야유가 나오기도 했다.
허미미는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3세다. 유도 선수였던 아버지를 따라 어린 시절 도복을 입은 허미미는 2017년 일본 전국중학교유도대회 여자 52㎏급에서 우승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유도 종주국' 일본에서 승승장구하던 허미미는 "한국 국가대표가 되길 바란다"라는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망설임 없이 한국행을 택했다.
경북체육회 유도팀에 입단한 허미미는 더 빠르게 성장했다. 2022년 6월 국제대회 데뷔전인 트빌리시 그랜드슬램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그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준결승에 진출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하며 자신이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 선생의 5대손이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허석 선생은 일제강점기 당시 항일 격문을 붙이다 옥고를 치렀고, 1991년 건국훈장 애국장에 추서됐다.
석연치 않은 판정에도 웃는 대인배... 4년 뒤 기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