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시시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종일 출근해 열심히 일하면서도 내가 하고 있는 것이 의미가 있는 건지 고민하게 되는 날이 있다. 월급을 벌겠다고 상사의 지시에 쩔쩔매야 하는 내 모습이 하찮은 순간도 적지 않다. 자긍심을 갖지 못하고 보내는 나날은 곧 일의 슬픔이다.
그렇다고 기쁨의 순간이 없지는 않다. 마음 맞는 동료들과 함께하며 나와 네가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되는 날들, 서로를 이해하고 더 나은 성과를 올리는 순간의 짜릿함은 오래도록 기억된다. 번 돈으로 저마다의 삶을 꾸리는 건 소소하지만 분명한 행복이며 자부심이다. 오롯한 제 노력으로 삶을 꾸리는 자의 기쁨은 누구도 훼손할 수 없는 자긍심이 된다.
매일 아침 지하철역에서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을 보라. 저마다 제 몫의 기쁨과 슬픔을 안고 있다. 어느 기쁨도 한 사람의 전부가 아니고 어느 슬픔도 순전하지 않다. 기쁨과 슬픔이 절묘하게 균형을 이룬 삶을 우리 각자는 오늘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