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 '형사록2'의 주요 장면
디즈니플러스
이제는 뛰는 것조차 힘겨운 택록이 할 수 있는 건 기록, 그리고 자신만의 감각에 의존한 수사였다. 굴삭기 기사 면허 취득하느라 1년여를 허송세월로 보낸 것 같았던 그였지만 이는 일종의 방어막이었다. 이 기간 동안 택록은 금오시, 금오경찰서, 기타 집단의 인물들이 얽히고설킨 관계를 꾸준히 추적해 왔다. 그 결과 '친구'의 배후, 혹은 협력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점차 수면 위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시즌1과 시즌2 초반에 걸친 이야기의 구조, 배경을 살펴보면 마치 DC 코믹스 속 세계를 보는 듯하다. 가상의 도시 금오시는 마치 배트맨과 렉스 루터가 대결 구도를 만들었던 고담시를 언뜻 떠올릴 만하다. 강직함, 자신만의 방식으로 형사로서의 삶을 이어온 김택록은 고든 경감에 비유해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이와 같은 구도는 자칫 <형사록>만의 색깔을 희석시킬 수 있는 위험한 선택일 수 있었다.
하지만 한동화 감독, 신인 임창세 작가는 자신들만의 세계, 이야기를 부패의 온상에 녹여낸다. 그리고 늙고 기운 빠진 노형사가 누군가로부터 협박을 받는다는 독특한 틀을 짜놨다. 여기에 복합적인 캐릭터들을 속속 등장시켜 시청자들로선 누가 선이고 악인지 구분하기 힘들도록 만들어 놓는다. 이를 통해 아무도 믿을 수 없는, 그리고 주인공 택록조차도 악행을 저지른 인물일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갖게 해 잠시도 곁눈질할 여유조차 주지 않는다.
시즌1에 이어 여전히 몰입감 키운 이성민의 명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