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에서 펼쳐진 마데온(Madeon)의 라이브 셋 공연
이현파 본인 촬영
먼 길을 오게 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마지막 날 헤드라이너를 맡은 프랑스의 일렉트로니카 뮤지션 마데온(Madeon)이다. 1994년생인 마데온은 10대 시절 런치패드로 수많은 노래를 매시 업한 'Pop Culture'로 센세이션을 일으켰으며, 젊은 나이에 레이디 가가와 콜드플레이, 엘리 굴딩 등 팝스타와 협업한 아티스트다. 그는 전자 음악의 멋을 알려준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마데온의 첫 정규 앨범 < Adventure >(2015)을 들으면서, 전자 음악의 매력을 깨달았다. 서정성이 강조된 2집 < Good Faith >(2019) 역시 플레이리스트를 꾸준히 지켰다.
지난해에도 마데온은 월디페를 방문했지만, 그때와 차이가 있다면 라이브 셋(Live Set)으로 공연을 펼친다는 사실이다. 이번 공연은 'Good Faith Forever Tour'의 일환으로 펼쳐졌다. 이 공연은 지난해 미국 코첼라 페스티벌 최고의 공연 중 하나로 손꼽히기도 했던 만큼,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라이브 셋은 아티스트가 직접 악기 연주를 하고, 즉석에서 샘플링을 하면서 공연을 이끌어간다는 의미로 통용된다. 디제이 셋과 라이브 셋은 선곡도, 구성도 크게 다르다. 선곡도 자신의 노래 위주로 이뤄진다.
음악 마니아들에게 라이브 셋은 선호의 대상이다. 아티스트의 개성을 만나기 좋기 때문이다. 그러나 EDM 페스티벌을 찾는 상당수의 관객에게 라이브 셋은 우선 순위가 아니다. 2018년 포터 로빈슨(Porter Robinson), 2019년 오데자(Odesza) 등이 월디페에서 라이브 셋 공연을 펼쳤지만, 관객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일반적인 디제이 공연과는 다른 진행에 지루함을 느끼는 관객도 적지 않았다. 주최측 입장에서도 신경 써야 할 것이 더 많다. 디제이 셋 공연에 비해 더 많은 장치와 준비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흔히 볼 수 없는 공연을 추진한 월디페의 결단이 반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