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팬 & 웬디>영화의 한 장면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지난 4월 28일 디즈니+를 통해 공개한 <피터 팬 & 웬디>는 원작 소설 <피터와 웬디>, 그리고 디즈니 장편 애니메이션 <피터 팬>을 실사화한 작품이다. 메가폰은 <피터와 드래곤>(2016), <고스트 스토리>(2017), <미스터 스마일>(2018), <그린 나이트>(2021) 등 저예산 인디 영화부터 디즈니 실사 영화까지 다양한 경력을 쌓은 데이빗 로워리 감독이 잡았다. 그는 "원작의 이야기를 새로운 시각으로 살펴보고 싶었다"고 밝힌다.
기존의 '피터 팬' 작품들과 <피터 팬 & 웬디>의 가장 큰 차이점은 여성 캐릭터인 '웬디'의 묘사에 있다. 원작 소설 <피터와 웬디>, 디즈니 장편 애니메이션의 웬디는 '잃어버린 소년들(Lost Boys)'의 엄마가 되기 위해 데려온 '수동적' 존재로 다뤄졌다. 반면에 <피터 팬 & 웬디>의 웬디는 위험천만한 여정 속에서 도전 정신과 용기를 갖고 나아갈 방향을 스스로 선택하며 적들에게 용감히 맞서는 '능동적' 인물로 그려진다. 데이빗 로워리 감독은 원작 소설의 제목 <피터와 웬디>가 영화의 출발점으로 "웬디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탐구하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다른 여성 캐릭터인 팅커벨과 타이거 릴리(알리사 와타나타크 분)의 묘사도 크게 바뀌었다. 원작에서 팅커벨은 웬디를 질투한 나머지 후크 선장을 도와주는 실수를 저지른다. 이와 달리 <피터 팬 & 웬디>의 팅커벨은 웬디를 질투하지도, 후크 선장을 돕지도 않는다. 타이거 릴리도 마찬가지다. 원작에선 후크 선장에게 납치되어 피터 팬에게 구출되는 수동적인 역할에 머물렀지만, <피터 팬 & 웬디>에선 후크 선장에서 납치되기는커녕 도리어 위기에 처한 피터 팬에게 도움을 주는 능동적 인물로 등장한다.
▲<피터 팬 & 웬디>영화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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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소설 <피터와 웬디>와 디즈니 장편 애니메이션 <피터 팬>은 성차별만큼이나 인종차별적인 요소가 많았다. 피터 팬이 인디언을 '레드 스킨(Red Skin)'으로 비하하며 피터 팬과 아이들이 인디언들과 춤을 추는 장면은 과장되어 인디언들을 모욕하는 느낌이 든다. 소설, 영화가 만들어졌던 시점이 인종차별이 존재했던 시기였기에 당시엔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이와 관련하여 디즈니는 2020년대부터 디즈니+에서 <피터 팬>이 시작하기 전에 인종차별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경고 문구를 삽입했으며 2021년부턴 7세 이하 어린이 계정으로는 <피터 팬>을 볼 수 없도록 조치했다.
<피터 팬 & 웬디>는 원작의 인종차별적인 부분을 없애고자 심혈을 기울였다. 타이거 릴리 배역에 캐나다 원주민인 크리족 출신인 알리사 와타나타크를 캐스팅했고 극 중 원주민들의 언어도 크리어를 사용한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팅커벨에 흑인 배우 야라 샤히디를 캐스팅하여 인종적 고정관념을 과감히 깬다. 네버랜드에 사는 '잃어버린 소년들'에 여성 캐릭터를 추가하고 리더인 슬라이틀리 역을 다운증후군을 가진 노아 매튜 마토프스키가 맡기도 했다. 이 밖에도 후크 선장이 이끄는 해적단도 여러 인종을 섞어 다양성의 조화를 이룬다.
후크선장의 숨겨진 이야기
▲<피터 팬 & 웬디>영화의 한 장면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피터 팬 & 웬디>는 피터 팬과 웬디의 모험에 초점이 맞춰졌던 기존의 이야기를 벗어나 후크 선장의 숨겨진 이야기를 추가했다. 데이빗 로워리 감독은 "피터 팬과 후크 선장이 처음부터 적이 아니었다면 어땠을까?"란 상상력을 <피터 팬 & 웬디>에 적극 반영했다고 전한다. 후크 선장을 맡은 배우 주드 로는 "<피터 팬 & 웬디>의 후크 선장을 흥미롭다"며 "후크 선장이 왜 지금의 그가 됐는지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영화는 피터 팬과 후크 선장의 관계뿐만 아니라 피터 팬과 웬디, 웬디와 팅커벨의 관계가 한층 입체적으로 탐구한다. 그리고 원작이 다뤘던 주제인 어린 시절의 동심을 간직하며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긍정하자는 '성장'에 타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자는 '이해'와 '친구'의 의미를 덧붙인다.
<피터 팬 & 웬디>는 피터 팬과 후크 선장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추가하고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만들어 스토리와 캐릭터의 발전을 꾀했다. 인종차별을 극복하려는 노력도 돋보인다. 데이빗 로워리 감독은 무조건 원작을 복제하거나 또는 원작의 즐거움을 모두 빼앗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다. 원작을 존중하되 현시대에 맞춰 올바른 변화를 가미하여 자신만의 '피터와 웬디'를 만들었다. <피터 팬 & 웬디>는 현대적으로 업데이트된 성공적인 실사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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