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진행자 MC딩동이 녹화 전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계획에 없던 사진촬영이라 화질이 좋지 않은 점 양해바란다. 물론, 녹화 중 사진촬영은 금지다.
손화신
손님이 많은 음식점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유스케>에 방청객이 몰리는 데도 응당 이유가 있었다. <유스케> 녹화현장을 찾아보니 "시청도 좋지만 방청은 더 좋다"란 말이 나올 정도로 현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즐거움이 있었다.
좋은 음악과 위트 넘치는 대화가 있는 곳. 지난 3월 초 장수 프로그램 취재 차 찾은 KBS 신관공개홀 <유스케> 녹화장은 여전히 행복한 기운으로 가득한 공간이었다. 개인적으로 <유스케>의 전신인 <이하나의 페퍼민트>와 <윤도현의 러브레터>를 방청했던 옛 추억을 떠올렸을 때, 그때도 꼭 이런 분위기였다.
오후 6시 30분. 녹화를 한 시간 앞두고 방청객 입장이 시작됐다. 지정 좌석권을 배정받은 사람들이 빨간 의자에 일사불란하게 착석했고, 6시 50분부터는 자유석 관객이 선착순으로 맨 앞부터 쏙쏙 자리를 채웠다. 모두 들뜬 표정으로 빈 무대를, 객석 풍경을, 함께 온 친구 얼굴을 휴대폰 사진에 담느라 분주했다. 예나 지금이나 연인들이 가장 많았다. 통로 계단까지 관객이 자리했지만 누구하나 불편한 기색 없이 밝은 얼굴이었다.
오후 7시 15분. 사전진행자 MC딩동이 무대에 등장했다. 예전에 방청왔을 때도 그의 사전 진행을 지켜봤던 기억이 난다. 그때와 비교했을 때, 그는 더 재미있어졌다. 물론 레퍼토리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오늘 스케치북에 가장 일찍 오신 분 손 들어주세요." "어젯밤 9시 30분에 오셨다고요? 이분께 박수 한 번 주세요." "무엇보다 뿌리 염색이 시급해 보이는데 그걸 뒤로 하고 스케치북에 와주셨어요, 감사합니다!" 즉흥적이고 자연스러운 진행에 객석 분위기가 무대를 중심으로 순식간에 몰입됐다.
"연인끼리 오신 분 중에 특별한 날 맞으신 분 있나요? 어, 저기 500일 지난 커플인데 여자친구분 생일이라 신청했다고요? 얼른 나오세요. 기념사진 찍어드릴 게요."무대에 오른 커플은 MC딩동과 인터뷰를 나눴고, 스태프는 객석을 배경으로 즉석사진을 찍어줬다. MC딩동은 "사람일은 모르니까 한 명씩 따로도 찍어드리겠다"며 과도한(?) 서비스를 베풀어 좌중을 웃게했다. 이 작은 이벤트는 '감동' 코드로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MC딩동의 코치에 따라 남자친구는 여자친구에게 꽃을 건네며 사랑을 고백했다. 이 커플 덕분에 객석 분위기는 따뜻하고 편안해졌다. 7시 30분 정각, 흐름을 이어 바로 녹화가 시작됐다.
카메라가 돌지 않아도... 모든 순간이 웃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