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벨바그(La Nouvelle Vague). 프랑스어로 새로운 파도란 뜻이다. 장강의 뒷물이 앞의 물을 밀어내듯, 역사는 필연적으로 새로운 물결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그러나 역사의 장은 아무렇게나 넘어가지 않는다. 마땅히 새 시대의 것이어야 할 것을 이 시대 가운데 불러오는 이가 있어야 한다. 정체된 흐름 가운데 다음 시대를 불러오는 이를 가리켜 사람들은 먼저 아는 자, 즉 선지자라 말한다.
영화의 역사에서도 몇몇 선지자가 있었다. 서사와 촬영, 미술과 음향 등에서 제가 속한 시대를 넘어 새 시대를 불러온 이들 말이다. 그중에서도 손꼽는 이로 장 뤽 고다르가 있다.
고다르는 누벨바그, 그 자체라 해도 좋은 인물이다. 20세기 중반부터 프랑스에서 활동한 영화평론가이자 감독인 그는 누벨바그 사조의 중심에서 영화사에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을 수두룩하게 남겼다. 기존 영화들에서 당연하다 해도 좋을 만큼 활발히 활용하던 장치를 하나하나 파괴하는 건 물론, 점프 컷과 핸드헬드 촬영, 롱테이크 사용, 저예산이기에 가능할 수 있었던 온갖 파격적 연출을 적극적으로 써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