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이민자 영화인들이 각지서 활약하고 있다. 그 대표라 해도 좋을 이가 정이삭이다. 28년 전 할리우드 명작 블록버스터를 새로 단장해 내놓은 신작 <트위스터스>의 연출자가 바로 그다. 할리우드 거대 자본이 투자된 이 영화 연출을 두고 쟁쟁한 감독들이 거론된 끝에 선택된 것이 바로 그였다.
정이삭이 <트위스터스> 연출자로 낙점되기까지 가장 큰 역할을 한 작품이 바로 <미나리>다. 10여 년 간 무명에 가깝던 그를 일약 주목받는 감독으로 만든 영화가 이 작품이란 뜻이다. 한국계 미국 이민자 가정의 이야기를 다룬 <미나리>는 36회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대상과 관객상을 시작으로, 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선 외국어영화상까지 거머쥐었다. 윤여정이 한국 배우 가운데 처음으로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을 받기까지 했다.
송능한 감독의 딸로도 유명한 셀린 송의 <패스트 라이브즈> 같은 작품이 올해 크게 주목받은 사실은 할리우드가 최근 들어 동양계 이민자 이야기에 관심을 보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 외에도 베트남과 중국, 일본 등 동양 이민자 이야기가 지난 수년 간 할리우드발 콘텐츠로 생산되는 경향 또한 뚜렷하다. 이런 흐름의 앞에 한국계 이민자의 이야기가 있단 점은 여러모로 의미심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