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이 마케팅이 되는 세상이다. 선한 영향력을 표방하며 탄소중립, 재활용, 공정무역, 지속가능 어업 마크를 붙인 제품이 곳곳에서 팔려나간다. 소비자들은 웃돈을 주고 이런 제품을 구입하며 스스로 선한 일에 기여했다는 만족감을 느낀다. 기업과 소비자가 함께 환경에 기여하는 선순환의 고리다. 아름답지 아니한가.
그러나 어떤 이는 이것이 몹시 나쁜 상황이라고 말한다. 소비자가 물건을 사며 스스로 선에 기여한다고 믿는 마음이 완전히 조작되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면서도 그에 거리낌 없게 만드는 것, 환경마케팅이 소비자로 하여금 심리적으로 속죄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얘기다. 실제와는 상관없이.
핵심은 생산부터 소비까지 이뤄지는 고리의 투명성이다. 순환고리가 왜곡 없이 유지되는 한 소비자의 속죄도 악에의 동참보다는 나은 결과로 이어질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