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인사채용 부문에서 일하는 지인과 대화를 나눈 일이 있다. 그는 면접 자리에서 관상을 보기로 유명한 어느 기업가 이야기를 꺼냈다. 그리고는 내게 그런 모습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물어왔다.
누군가는 일생일대의 자리일 수도 있는 게 면접이 아닌가. 그런 면접에서 관상이며 사주처럼 비합리적 요소를 주요하게 판단해서야 될 일인가 말이다. 가뜩이나 외모부터 학벌과 가족관계까지 갈수록 많은 요소를 채용과정에서 판단하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까지 각광받는 시기에 말이다. 나는 관상으로 사람을 뽑는 일을 결정하는 일은 잘못되었다 생각한다고 답을 내놨다.
그 역시 나와 마찬가지 생각이리라고 여겼다. 그런데 웬걸, 그는 기업가가 관상을 보는 기업이 외로 다른 여러 부문에서 열려 있는 일이 많았다고 말한다. 말인즉슨 인간의 이해로 닿지 못할 관상 같은 걸 의사결정에서 반영하는 기업가는 제 성공 가운데 실력보다도 운이 작용한 것을 크게 칠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다. 반대로 성공 가운데서 운보다는 제 실력이 주효했다 여기는 이가 제 성공방정식이 어디에도 통하는 것인 양 여기는 사례도 있을 수 있다.
세상사가 그와 같아 어느 일이건 운과 실력이 함께 작용하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그중 운만 중시하고 계측 가능한 실력을 도외시한다거나, 반대로 실력만 중요하다 여기고 운을 배제하는 태도가 얼마나 많은가를 돌아본다. 예로 든 면접자리에서처럼 관상으로 사람을 뽑거나 차별하는 것은 부당할 수 있겠으나, 제 성공 가운데 운이 차지하는 비중을 이해하고 감사하는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생각해 볼 수는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