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기를 대하는 두 가지 시선이 있다. 하나는 인간의 원초적 투쟁심을 근간으로 스스로를 단련하여 나가 붙는 순수한 스포츠로 이를 바라보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공식적인 틀 안에서 잔인하고 원시적인 싸움을 붙여 즐기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두 시선 모두에 나름의 이유가 있음을 격투기라는 이름이 그대로 내보인다. 격투기의 격(格)은 격식과 법도를 이야기하며, 투(鬪)는 말 그대로 싸움을 뜻한다. 여기에 기술이며 기예를 뜻하는 기(技)를 붙여 격투기라는 단어를 이루는 것이다. 말하자면 싸움은 싸움이되 기술을 단련하여 격을 갖춰 맞붙는 것이 격투기가 되겠다. 본질은 싸움이지만 규칙이 붙었으므로 더는 싸움에서 그치지 않는 것, 그로부터 기와 격이 가진 의미에 다가서는 것이야말로 격투기의 매력이 되겠다.
격투기 가운데 가장 역사가 긴 것이 무엇이냐를 논할 때면 흔히 두 가지 종목이 거론된다. 그리스 도시국가들이 참가한 고대 스포츠 제전인 올림픽의 9개 종목 가운데 권투와 레슬링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두 종목은 현대 종합격투기를 뜻하는 MMA(Mixed Martial Arts)의 근간으로 불리기도 한다. 주짓수며 유도, 무에타이, 합기도, 태권도 등 다양한 무술이 있겠으나, 권투와 레슬링을 수련하지 않고는 일류 선수로 거듭나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