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을 상징하는 분수 무대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
음악과 공간 못지 않게 페스티벌을 정의하는 것은 관객의 좋은 태도다. 이 페스티벌에서 관객은 또 하나의 라인업이라 할 만하다. 시리아나 콜롬비아 등 낯선 국가의 뮤지션이 여럿 등장했지만, 피스트레인에선 장벽이 되지 않았다. 관객 각자의 취향은 천차만별이지만, '다름'을 받아들이는 데에 거리낌이 없었다.
'너만의 리듬에 맞춰(Dance To Your Own Rhythm)'라는 올해 키 메시지에 맞게, 관객들은 자신의 방식으로 공연을 즐겼다. 누군가는 깃발 부대의 지휘 아래 '슬램'과 기차놀이를 즐겼다. 누군가는 그 풍경을 신기하다는 듯 바라보았으며, 잔디밭에 드러누워 맥주를 마시며 음악을 들었다. 아티스트 역시 또 다른 관객이 되어 행사장을 돌아다녔다. 공연을 마친 영국 밴드 HMLTD는 최백호의 목소리에 존경어린 열광을 보냈다.
SCR(서울 커뮤니티 라디오)가 맡은 분수대 앞 디제이 공연도 여전했다. 티켓을 구매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열린 무대는 페스티벌의 지향점을 잘 축약한다. 한 중년 남자가 하우스 음악에 맞춰 화려한 춤솜씨를 뽐내고, 젊은이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부모님의 손을 잡은 어린이부터 근처 꽃밭을 구경하러 온 노인까지, 모두가 어우러져 춤을 췄다. 페스티벌 문화가 젊은 세대의 전유물이라 믿는 이들에게, 이 장면은 좋은 반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