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TV+ '파친코 시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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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TV+의 신작 시리즈 <파친코> 시즌2(이하 '파친코2')가 점차 흥미로운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하나 둘씩 꺼내기 시작했다. 지난달 30일 전세계 동시 공개된 <파친코2>에선 선자(김민하 분)와 남편 이삭(노상현 분)의 짧고도 안타까운 재회, 그리고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 뜨린 자본가 아베를 향한 복수를 꿈꾸는 손자 솔로몬 (진하 분)의 사연이 교차편집으로 꾸며졌다.

​1화부터 미국 현지 비평가들과 영화-드라마 평가 사이트의 호평을 이끌어낸 <파친코2>는 2화에서도 첫 화 못지 않은 흡인력 강한 내용과 출연배우들의 호연에 힘입어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제2차 세계대전 패망직전의 1945년 일본과 버블 경제의 정점을 향해 치달리던 1989년을 대비시키면서 재일한국인('자이니치')들의 고달픈 삶을 잔잔한 어조로 다룬 <파친코2>는 용서와 복수라는 전혀 다른 방식을 택한 등장 인물들의 고뇌를 보여줬다.

기다렸던 남편의 귀환,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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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에 심취해 노동자들을 선동했다는 이유로 수년에 걸쳐 감옥에 갇혀 있던 선자의 남편 이삭이 탈진한 상태로 집에 도착했다. 오랜 기간에 걸친 옥고로 심신은은 피폐해졌고 몰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참혹했다. 누가 보더라도 오늘을 넘기기 어려울 만큼 쇠약해진 남편을 살리기 위해 선자는 백방으로 의사를 찾아 나섰다.

이때 도움을 준 인물은 다름 아닌 고한수 사장(이민호 분)이었다. 사실 이삭은 고사장이 교도소 간부를 매수한 결과로 풀려난 것이었다. 남편의 상태를 살펴본 의사의 말은 절망적이었다. 폐에 물이 찬 데다 패혈증까지 겹쳐 몇 시간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었다. 몇 년 만에 재회한 남편과의 만남인데 이제 마지막이라니.

한편 이삭이 감옥에 갇히게 된 사연이 함께 소개됐다. 가족처럼 지내던 후 목사가 질투에 눈이 먼 나머지 이삭을 일본 당국에 밀고했던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삭은 목사를 용서했다. 그리고 선자에게도 이런 상황이 닥치게 만든 것에 대해 용서를 빌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

자본가 아베를 향한 솔로몬의 복수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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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금자 할머니(박혜진 분)를 도왔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잘린 솔로몬에 대한 뒷 이야기도 이번 2화를 통해 소개되었다. 어느 고급 술집에서 자신을 해고한 자본가 아베를 만난 솔로몬은 어처구니 없는 이유를 듣게 되었다. 솔로몬의 해고는 누구도 아베를 넘보지 못하게 만들기 위한 일종의 본보기였다는 것.

​이대로 잠자코 있을 솔로몬이 아니었다. 늦은 밤 금자 할머니를 만난 솔로몬은 현재 살고 있는 집이 과거 시체들을 파 묻은 땅 위에 지어진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현재 아베는 이 사실을 모른 채 그곳 일대를 사들여 호텔 건설을 추진 중이었다. 만약 아베가 막대한 돈을 투입해 개발을 시도하더라도 소문이 퍼진다면 사업의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한 것이었다.

​결국 솔로몬은 금자 할머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아베에 대한 앙갚음을 하기 위해 계획 동료들을 규합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솔로몬의 행동은 훗날 그의 삶까지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도 있는 위험한 선택이기도 했다.

이삭과 솔로몬의 다른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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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삭과 손자 솔로몬의 선택은 판이하게 달랐다. 이삭은 성경의 가르침 그대로 증오 대신 자비와 사랑을 선택했다. 비록 자신을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는 지옥 속에 가둬 놓은 인물인 후 목사였지만 아들 노아(김강훈 분) 앞에서 용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과거의 고통을 털어내고 남겨진 가족들이 갖게 될지도 모를 응어리를 털어낸 것이었다.

이와 다르게 솔로몬은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하는 복수를 꿈꾼다. 여기서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누가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 역시 무의미할지도 모른다. 두 사람의 대비되는 결정은 이 또한 우리의 인생사라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다.

과연 이들이 택한 방식의 최종 결과는 어떻게 드러나게 될까? <파친코2>의 뒷 이야기는 이삭과 솔로몬 덕분에 더욱 궁금증을 키우고 있다.

"선자씨 안에는 사랑이 참 많잖아요." (이삭)
"내는 내 남편한테 사랑받고 존중받았으예. 전부다 받은거라예."(선자)

한편 이 과정에서 보여준 김민하의 연기는 2화의 백미로 손꼽을 만하다. 자신과 가족들에게 힘겨운 삶을 안겨준 남편이지만 기약 없는 기다림을 이어온 선자라는 캐릭터는 김민하를 통해 생명력을 얻었다. 짧은 재회 후 눈을 감은 이삭을 방안에 남겨 둔 채 밖으로 걸어 나온 그녀는 입을 틀어 막은 채 흐느낀다. 소리조차 내지 못하면서 그저 숨죽여 눈물을 삼키는 선자의 모습은 많은 구독자들을 울리고 말았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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