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팝 페스티벌 2024' 무대에 오른 수요일의 캄파넬라
아시안 팝 페스티벌
낯선 얼굴들이 선사한 신선함이 대단했다. 일본 싸이키델릭의 거장 신타로 사카모토는 다양한 악기를 소환하며, 끝을 가늠하기 어려운 세계로 파고 들었다. 싱어송라이터 카네코 아야노는 폭발하는 보컬과 기타 디스토션을 들려주었다. 오히려 포스트 록, 슈게이징 밴드의 공연을 보는 듯 했다. 음원과 라이브의 괴리가 오히려 쾌감을 만든 경우였다. 토요일에는 중화권 최고의 록밴드로 불리는 노 파티 포 차오 동(No Party For CAo Dong) 등이 열광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틱톡을 중심으로 일본 Z세대에게 사랑받고 있는 일렉트로니카 그룹 '수요일의 캄파넬라'는 키치한 음악만큼 더 유쾌한 공연을 보여주었다. 행복한 에너지와 귀여움으로 무장한 2001년생 보컬 우타하의 공이 크다. 심지어 우타하가 에어볼에 몸을 넣은 채 관객들 위로 날아다니는 장관이 펼쳐지기도 했다.
익숙한 얼굴들은 반가울지언정 뻔하지 않았다. 대낮 공연의 문을 연 김사월은 대표곡 '누군가에게'와 신보 <디폴트>의 수록곡들을 부르며 관객들을 집중시켰다. 오랜만에 솔로 아티스트로서 무대에 오른 백예린의 목소리는 재지한 밴드 사운드, 그리고 밤 바람과 아름답게 묻었다. 공연장 뒤로 여러 번 지나다니는 비행기의 모습도 소품처럼 느껴졌다. 베테랑 밴드 크라잉넛도 관객의 신뢰에 부합했다. '밤이 깊었네', '좋지 아니한가', '명동콜링', '말 달리자' 등 열거하기도 힘들만큼 많은 명곡이 이어졌다. 관객들은 기다렸다는 듯 깃발 아래 모여 슬램과 스캥킹을 즐겼다.
엄마의 나라에서 부른 '백만송이 장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