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얼마 보지 않는 편이지만, 꼭 챙겨보는 프로그램이 딱 하나 있다. ENA와 SBS PLUS 채널에서 방송되는 < 나는 SOLO >다. 십 수 년 전 군대에서 처음 보았던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짝>의 남규홍 PD가 연출한다는 소식만으로도 나는 이 방송 모든 회차를 찾아보았다. TV PD 가운데 이름을 알고 있는 이가 오로지 남 PD 뿐이니 내가 그의 팬이라 해도 좋을 테다.
내가 유독 이 프로그램에 관심을 두는 것은 이 방송이 흔한 남녀상열지사를 다루는 데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짝짓기 상황이 주는 자극적 재미를 넘어 선택의 기로에 선 인간이 저의 진면목을 내보이는 순간을 방송은 효과적으로 포착해낸다. 그와 같은 순간을 보고 있자면 이 프로그램의 진짜 관심이 무엇인지를 실감케 된다.
얼마 전까지 방송됐던 < 나는 SOLO > 19기가 꽤나 입소문을 탄 모양이다. 19기는 태어나 연애 경험이 한 번도 없는 소위 '모태솔로' 특집으로 기획된 모양으로, 통상의 경우보다 서툴고 민망한 장면이 제법 포착돼 화제에 오른 듯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두 남자 출연자가 상당한 관심을 받았다. 39살의 영식과 30살의 영호가 그 주인공이었다. 이들은 시종 세련되지 못한 방식으로 여성 출연자들에게 접근하다 비판의 대상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