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7일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열린 파슬스(Parcels) 내한 공연
Jean Raclet
지난 3월 7일, 서울 예스24 라이브홀에서 호주 출신 5인조 밴드 파슬스(Parcels)의 내한공연이 열렸다. 파슬스가 한국을 방문한 것은 2019년 이후 5년 만이다. 파슬스는 1970년대 디스코와 펑크(Funk) 사운드에 능통하여, '레트로'를 추구하는 밴드로 널리 알려져 있다.
파슬스의 행보는 독특하다. 호주에서 결성된 이들은 독일 베를린을 주 활동 무대로 삼았다. 독일의 전자 음악 신으로부터 영향을 받으며 음악적인 색채를 굳혀갔다. 프랑스의 전자음악 레이블이자 패션 브랜드인 '키츠네'에 둥지를 틀었고, 전자음악의 거장 다프트 펑크(Daft Punk)와의 인연도 맺게 되었다. 이처럼 이들의 행보에는 국적과 장르의 경계가 없다. 파슬스의 커리어는 이 시대의 음악이 어떻게 구성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예다.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예스24 라이브 홀이 관객들로 가득 찬 가운데, 파슬스가 무대 위에 올랐다. 다프트 펑크가 프로듀싱한 'Overnight'의 댄서블한 리듬 기타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기타리스트 나일 로저스를 떠올리게 하는, 뮤트를 활용한 기타는 공연 내내 빛을 발했다. 정교한 박자로 연주되는 드럼과 신시사이저 위에는 멤버 전원이 빚어내는 보컬 하모니가 층을 쌓으며 얹혀졌다.
리드 보컬 뿐 아니라 멤버 다수가 보컬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은 파슬스의 자랑이다. 밴드 멤버들이 빚어내는 화음은 록의 전설 비치 보이스(The Beach Boys)나 비지스(Bee Gees) 등을 떠올리게 했다. 기타리스트이자 보컬인 쥘 크로믈랭의 외모는 비틀스(The Beatles)를 떠올리게 했다. 이처럼 파슬스는 노골적으로 과거에 대한 향수를 자극했지만, 자신들만의 현재 또한 만들어냈다.
디스코 말고도 들려줄 것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