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5일, 27일, 28일에 걸쳐 내한 공연을 펼친 뮤지션 노엘 갤러거
노엘 갤러거 공식 SNS
영하의 날씨가 서울을 강타한 지난 28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은 수천 명이 빚어내는 온기 덕분에 따뜻했다. 노엘 갤러거스 하이 플라잉 버즈(이하 노엘 갤러거)의 내한 공연을 보기 위해 모인 사람들 때문이었다.
노엘 갤러거는 1990년대를 대표하는 영국 록밴드 오아시스(Oasis)의 리더 겸 기타리스트다. 특히 노엘 갤러거는 'Don't Look Back In Anger', 'Wonderwall', 'Live Forever', 'Supersonic', 'Champagne Supernova' 등 오아시스를 대표하는 명곡을 모두 직접 만든 명 작곡가다. 비틀즈의 프로듀서 조지 마틴 경은 그를 두고 '그의 세대 최고의 작곡가'라며 엄지를 추켜세우기도 했다.
오아시스는 1994년 데뷔 이후 형 노엘 갤러거와 동생 리암 갤러거의 극심한 대립으로 2009년 해체했지만, 오아시스의 생명력은 끝나지 않았다. 티켓 판매 역시 이를 증명했다. 노엘 갤러거는 지난 25일, 2천명 규모의 소규모 공연장인 명화라이브홀에서 팬들을 먼저 만났고 27, 28일 양일간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약 16,000명 이상의 관객을 만났다.
뜨거운 함성 가운데, 가죽 재킷을 입은 노엘 갤러거와 밴드 멤버들이 무대 위에 올랐다. 오아시스의 멤버였던 겜 아쳐 역시 함께 무대에 올랐다. 영국 축구팀 '맨체스터 시티 FC'의 오랜 팬답게, 구단의 감독 펩 과르디올라 감독을 형상화한 등신대 역시 무대에 함께 올랐다.
노엘 갤러거는 오아시스 해체 후 솔로 활동에 돌입하면서 싸이키델릭, 디스코, 포크 등 다양한 장르적 요소를 받아들였다. 그래도 록이라는 골격은 단 한번도 벗어난 적이 없다. 공연 역시 예상가능한 범주 안에 있었다. 첫 곡 'Pretty Boy'를 시작으로, 신보 의 수록곡을 비롯한 '하이 플라잉 버즈'의 최신곡을 연주했다.
'Dead In The Water', 'If I had a gun' 등 잔잔한 노래가 울려 퍼질 땐 사방에서 휴대폰 플래쉬라이트가 켜졌다. "오아시스라는 밴드를 아느냐"며 관객들에게 너스레를 떨던 노엘은 후반부에는 'The Masterplan', 'Little By Little' 등 오아시스 시절을 대표하는 명곡을 선사했다. 공연의 문을 닫은 것 역시 록 음악의 송가로 기록된 'Live Forever'와' 'Don't Look Back In Anger'였다. 추억 속 명곡들의 힘은 가공할만했다. 8천명의 관객은 5만 관객 부럽지 않은 떼창으로 화답했다.
이 공연에 온 관객의 절대 다수는 노엘의 솔로 프로젝트인 '하이 플라잉 버즈'의 팬이 아니라 '오아시스'의 팬일 것이다. 1990년대 밴드 오아시스에 열광하는 팬들은 대부분 젊었다. 판매처인 인터파크 통계에 따르면 관객의 절대 다수는 2030 세대였다. (20대 56.4%, 30대 23.3%) 교복을 입은 청소년 팬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공연에 앞서 플랜카드 이벤트를 준비하고, 'Half The World Away'에 맞춰 일제히 박수를 치는 모습은 아이돌 팬덤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관객들이 앵콜을 재촉하면서 오아시스의 명곡 'Wonderwall'을 무반주로 부르는 장관도 연출되었다.
오아시스에 열광하는 MZ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