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씨
스테이씨하이업엔터테인먼트
 
스테이씨(수민, 시은, 아이사, 세은, 윤, 재이)는 최근 눈여겨볼 만한 신예 케이팝 그룹 중 하나다. 씨스타-트와이스-청하-에이핑크 등을 담당했던 인기 프로듀싱팀 블랙아이드필승이 직접 회사를 차리고 탄생시킨 첫번째 아이돌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던 이들은 올해 'ASAP'와 최신곡 '색안경(Stereotype)'을 연달아 음원 순위 상위권에 진입시키면서 확실한 눈도장을 받고 있다.  

여기에 첫번째 미니음반 < Stereotype >(9월)는 발매 첫주 11만장 판매라는 놀라운 결과도 얻었다. 단순히 유명 작곡팀이 만든 그룹이라는 사실 만으로 이 팀의 성장세를 설명하는 건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 스테이씨는 어떻게 리스너들을 자신들의 영역으로 흡수시키고 있는 것일까?

전작 'ASAP'의 강력한 뒷심
 
 스테이씨 'ASAP'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스테이씨 'ASAP'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하이업엔터테인먼트
 
​올해 스테이씨가 팬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심어준 데엔 4월 두번째 싱글 < Stardom >의 타이틀곡 'ASAP'의 강력한 뒷심이 큰 작용을 했다. 일반적인 방식인 3~4주 기간에 맞춰 음악방송 출연 등을 이어가던 이들은 4월 말부터 뒤늦게 음원 순위 상승세를 보였고, 공식 홍보활동이 종료된 이후인 5월부터 제대로 인기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역주행 신화 브레이브걸스와 <놀면 뭐하니?> 효과를 톡톡히 누리던 SG워너비, 전통의 강자 아이유 등 쟁쟁한 선배들의 곡들 틈바구니를 뚫고 각종 순위 상위권에 지각 진입했다는 사실 만으로도 스테이씨는 새로운 시대의 걸그룹 등장을 알리는 선두주자로 손꼽히게 된 것이다.

특히 귓가에 오랫동안 남아 있는 중독성 강한 멜로디, 그리 느리거나 빠르지도 않은 적당한 속도감, 틱톡 및 인스타그램 감성을 관통한 '꾹꾹이춤' 챌린지 등이 어우러지면서 'ASAP'는 많은 사람들이 쉽게 흥얼거리는 존재로 급부상했다.  

​그리고 5개월만에 발표된 미니 음반 < Stereotype >과 타이틀곡 '색안경'은 전작의 기세를 이어받으며 통통 튀는 6인조 그룹의 매력을 무한발산시키는 역할을 담당해준다. 여타 신인들과 마찬가지로 각종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는 등 팀이 보유한 다채로움을 널리 알리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고 그 결과 '색안경'을 통해 데뷔 첫 각종 TV 음악방송 1위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전통적인 걸그룹 노선?  솔직한 자기 표현으로 눈도장
 
 스테이씨 '색안경'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스테이씨 '색안경'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하이업엔터테인먼트
 
​최근 등장하는 팀들이 해외 케이팝 취향에 맞춰 강렬한 컨셉트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스테이씨는 상큼, 발랄 등으로 표현되는 전통적인 걸그룹 노선에 표면적으로 가까워 보인다. 이른바 '틴프레시'라고 스스로를 규정 짓는 스테이씨의 정체성을 감안할 때 10대 소녀들의 일상 속 이야기를 담아냈던 선배들의 그림자가 살짝 감지되는 것이다. 

"눈앞에 눈앞에 나타나 줘 / 실제론 어떤 느낌인 걸까 / A beautiful a beautiful love"(ASAP) "오늘 유난히 티가 더 나는 걸 / 모두 쳐다보는 게 다 보여 / 왠지 그럴수록 더 난 당당해져"(색안경) 등의 기성 세대 눈에는 살짝 유치해보이기도 하는 가사가 드러내는 이미지는 블랙아이드필승의 성공작 'OOH-AHH하게', 'Cheer Up'(트와이스)의 연장선상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다.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라도(블랙아이드필승)의 초기작인 'Hush', 'My My'(에이핑크) 등에도 뿌리를 연결지을 만하다.  

그런데 단순히 답습 혹은 재현에만 머물렀다면 이 팀에 대한 관심과 주목에는 명확한 한계선이 설정되었겠지만 스테이씨는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제대로 알아주길 원하는 요즘 세대 10대들의 적극적 자기표현을 음악적 정체성으로 드러낸다. "색안경을 끼고 보지 마요", "ASAP 내 반쪽 아니 완전 Copy / 나와 똑같아 내 맘 잘 알아줄" 등 직설화법으로 나의 속내를 가감없이 표현한다.    

"STAYC girls it's going d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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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브 사운드~' 혹은 'JYP!' 같은 작곡가의 시그니쳐 사운드 대신 "STAYC girls it's going down"(스테이씨 걸스, 우리가 왔다!)라는 구호로 모든 타이틀곡의 시작을 알리는 것 역시 세상에게 당당한 자신을 소개하는 의도로 봐도 무방하다.  

사운드적 측면에서도 스테이씨는 요즘 그룹들과는 차별화를 도모한다. 공격적이고 화려한 소리로 3분 안팎의 트랙을 꽉 채우기보단 최신 유행에서 살짝 경로를 벗어나 의도적으로 여백을 주는 악기 및 악곡 구성은 듣는 이들로 하여금 이들의 음악에 좀 더 깊이 빠져들게 할만한 요소로 작용한다.

타이틀곡으로 팀의 정체성을 마련했다면 수록곡에선 R&B, 트로피컬 등 다양성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그룹이 지닌 장점을 최대한 밖으로 표출해낸다. 자칫 평범할 수 있는 사랑노래, 댄스 뮤직이라는 선입견을 타파함과 동시에 '올라운드 플레이어'라는 구성원들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는 것이다.  

제작자의 인지도, 80년대 인기 유명 가수의 자녀(시은)등 데뷔 초기만 해도 이 팀을 소개하는 문구는 극히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10개월 정도의 시간이 흐른 지금의 스테이씨는 신흥 대세라는 표현이 잘 어울릴 만큼 착실하게 성장했다. 새로운 시대의 케이팝 아이콘 자리를 노려봄직한 위치로 올라서고 있다. 말 그대로 'STAYC girls it's going down' 인 것이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케이팝쪼개듣기 스테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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