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라고 하면 주당은 맥주를 떠올릴 것이고, 야구팬들은 프로야구팀을 추억할 것입니다. 기록상으로 한국프로야구 최초의 팀인 두산 베어스가 지난 15일 잠실구장 안에 있는 구단 사무실에서 창단 24주년 기념식을 조촐하게 치렀습니다. 1982년 이날 OB 베어스는 프로야구 원년 6개 구단 가운데 가장 먼저 창단식을 했습니다. 그 해 창단된 프로야구단 가운데 2006년 현재 남아 있는 구단은 두산(OB) 삼성 롯데 등 3개 구단 뿐입니다. 1981년 12월 11일 한국 프로야구가 출범을 선언하면서 각 구단은 부지런히 팀 구성 작업을 펼쳤습니다. 3년 뒤 서울로 올라오기로 약속하고 일단 대전을 연고지로 출발한 OB는 그해 12월 29일 서울지역 선수를 대상으로 MBC 청룡과 2-1로 드래프트한 뒤 이듬해인 1982년 1월 15일 김영덕 감독과 25명의 선수로 창단했습니다. OB 원년 멤버는 어지간한 야구팬들에게는 아직도 친숙한 이름들로 박철순 선우대영 박상열 황태환 계형철 강철원 김경문 조범현 신경식 구천서 양세종 유지훤 김광수 김우열 윤동균 김유동 등입니다. 밀워키 브루어스 산하 마이너리그 팀에서 미국프로야구를 경험한 박철순에서부터 김우열(제일은행) 윤동균(기업은행-포항제철) 등 베테랑까지 화려한 선수층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때 대부분 전문가들은 프로야구 첫 해 강력한 우승후보로 삼성 라이온스를 꼽았습니다. 그 때 OB는 우승후보에서 빠져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박철순의 구위를 미처 확인하지 못했고, 윤동균 김우열 등 노장들에 대해 과소평가했던 게 예상이 빗나간 주요 요인이었습니다.
82년 첫 한국시리즈 당시 OB 투수 박철순이 공을 던지고 있다. 82년 첫 한국시리즈 당시 OB 투수 박철순이 공을 던지고 있다.
 82년 첫 한국시리즈 당시 OB 투수 박철순이 공을 던지고 있다.
ⓒ 연합

연세대학교, 성무(공군) 등에서 활약할 때 박철순은 그저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 정도로 인식돼 있었지만 미국에서 돌아온 박철순은 달라져 있었습니다. 너클볼 같은 체인지업으로 재무장한, 한 단계 성장한 투수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프로야구 원년 팀당 경기 수가 80게임이었는데 그는 24승4패7세이브의 요즘 상식으로는 믿기 어려운 성적을 남겼습니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프로선수가 된 윤동균과 김우열은 3할대 타율(윤 0.342 김 0.310)에 8개, 13개의 홈런을 터뜨렸습니다. OB에 이어 1월 26일 MBC 청룡이 백인천 감독 겸 선수를 포함해 24명의 선수단을 꾸려 창단했고, 1월 30일에는 해태 타이거즈가 달랑 14명의 선수로 프로구단을 만들었습니다. 창단 사령탑인 고 김동엽 감독은 그렇게 적은 선수단이었지만 무등산을 호기있게 달리며 멋진 사진을 연출했습니다. 유니폼 하의 뒷주머니에 수건 등을 넣어 엉덩이를 '강조' 하고 그라운드에 나섰던 고인다운 쇼맨십이었습니다. 2월 3일에는 역시 고인이 된 서영무 감독을 사령탑으로 20명의 선수로 삼성이 창단했고, 2월 5일에는 최근 유명을 달리한 '아시아의 철인' 박현식 감독이 23명의 '슈퍼스타'들을 모아 팀(삼미)을 구성했습니다. 23명의 슈퍼스타들 가운데에는 최근 영화를 통해 야구팬들에게 돌아온 감사용도 있었습니다. 프로야구 첫해에 감사용은 1승14패1세이브를 기록했습니다. 2월 12일 롯데가 박영길 감독을 영입해 18명의 선수로 창단식을 치르면서 원년 6개 구단이 완성됐습니다. OB는 박용민 단장 이민우 부장 이대우 차장 그리고 구경백 등 10여 명 남짓한 인원으로 사무국을 꾸렸는데 이는 다른 구단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OB는 어린이회원 관리, 연습구장 마련, 2군 편성 등에서 다른 구단보다 앞서며 고정팬 확보에 앞장섰습니다. 요즘도 가끔 자신을 원년 OB팬이었다고 말하는 야구팬과 만날 때가 있습니다. 한국보다 훨씬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프로야구는 단일리그로 진행되던 1949년까지는 물론이고, 두 리그제가 정착된 1950년 이후에도 수많은 구단이 창단-합병-양도양수-소멸 등의 우여곡절을 겪고 있습니다. 요즘은 시대의 흐름에 맞춰 라쿠텐[樂天]같은 인터넷 회사들이 프로야구에 참여하고 있지만 1980년 대까지만 해도 한신 긴데쓰 세이부같은 사철(私鐵) 회사들이 프로야구판을 이끌었습니다. 1936년 리그가 출범할 때 참여한 뒤 시대의 변천에 관계없이 70년이 되도록 팀을 유지하고 있는 요미우리나 나고야(현 주니치)와 같은 구단이 한국프로야구에도 꼭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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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스포츠 취재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쌓고 2005년 6월 명예퇴직한 뒤 2006년 8월부터 새로운 매체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오마이뉴스에서 마음껏 펼쳐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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