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아레나 샹드마르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유도 남자 100kg 이상급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김민종이 메달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종(양평군청)이 한국 유도 역사상 최중량급에서 최고 성적인 은메달을 차지했다.
김민종은 2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샹 드 마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남자 100kg 이상급 결승전에서 테디 리네르(프랑스)에 한판패로 졌다.
이로써 한국 유도는 이번 올림픽에서 네 번째 메달을 획득하게 됐다. 지난달 29일 여자 57kg급에서 허미미(경상북도체육회)가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30일 남자 81㎏급 이준환(용인대)이 동메달을 차지했다. 같은 날 김하윤(안산시청)이 여자 78kg 이상급에서 값진 동메달을 따낸 데 이어 김민종이 남자 100kg 은메달을 추가했다.
전설 르네르의 벽은 높았다
세계랭킹 1위 김민종은 이번 대회에서 유력한 메달권 후보로 평가받았다. 지난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며 가능성을 보인 김민종은 지난 5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랭킹 1위를 꿰찼다. 한국 남자 최중량급 선수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39년 만이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1번 시드를 받은 김민종은 32강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뒤 16강전에서 이브라힘 타타로글루(튀르키예)를 상대로 팔 가로누워꺾기로 한판승을 거뒀다.
이후에도 김민종은 승승장구했다. 8강전에서 우샨지 코카우리(아제르바이잔)에 허벅다리걸기로 절반승 끝에 4강에 올랐다. 사이토 다쓰루(일본)와의 4강전에서는 경기 종료 1분 15초를 넘기고 주특기인 업어치기로 무너뜨렸다.
결승 상대 리네르는 세계선수권 역대 최다 우승(11회), 올림픽 4회 연속 메달(금3, 동2)을 보유하며 남자 100kg 이상급 최고의 전설로 통한다. 이번 파리 올림픽 개회식에서는 성화 봉송 마지막 주자로 나설 만큼 프랑스 내에서는 국민 영웅이다.
김민종은 아쉽게도 리네르의 벽을 넘지 못했다. 키184㎝, 체중 135㎏의 김민종은 자신보다 훨씬 체격 조건이 좋은 리네르(203cm, 150kg)를 맞아 경기 내내 적극적인 공격을 시도했다.
이에 반해 리네르는 경기 중반까지 소극적으로 방어를 취하며 시간을 소진한 뒤 1분 30여 초를 남기고 허벅다리 후리기로 김민종을 위협했다. 팽팽했던 승부는 종료 16초를 남기고 갈렸다. 김민종은 리네르의 허벅다리 기술을 버티지 못하고 한판패를 당했다.
김민종, 최중량급 최고 성적 거두다
역대 올림픽에서 유도는 한국의 효자 종목 중 하나였다. 하지만 유독 최중량급에서는 이렇다 할 큰 성과가 없었다. 역대 올림픽에서 한국 유도가 유일하게 금메달을 따지 못한 체급이었다.
남자에서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각각 동메달을 획득한 조용철(현 대한유도회장)이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여자부에서도 2000년 시드니 대회 김선영의 동메달이 유일했다.
유럽 선수들이 강세를 보이는 최중량급에선 왜소한 편에 속한다. 하지만 다양한 기술을 구사하는 데다 대회에 앞서 체중을 늘리는 대신 스피드와 민첩성을 강화하기 위해 몸무게를 135kg에 맞췄다.
비록 금메달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한국 유도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최중량급에서 결승에 오르며 역사를 써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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