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펜싱 남자 국가대표팀이 사브르 단체전에서 올림픽 3연패 신화를 달성했다.

오상욱(27·대전광역시청), 구본길(35·국민체육진흥공단), 박상원(23·대전광역시청), 도경동(24·국군체육부대)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은 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헝가리를 45-41로 물리쳤다.

이로써 한국 남자 사브르 펜싱 대표팀은 2012 런던, 2020 도쿄 올림픽에 이어 3회 연속 금메달을 얻었다. 참고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종목 로테이션으로 남자 사브르 단체전이 열리지 않았다.

'후보' 도경동 교체 승부수 통했다

한국은 8강전에서 캐나다를 45-33으로 제압하며 손쉽게 4강에 올랐다. 개최국이자 펜싱 종주국 프랑스를 상대로도 한국은 우월한 기량을 선보인 끝에 45-39로 승리하며 결승에 올랐다.

결승 상대는 헝가리였다. 한국의 첫 주자 박상원은 4회 연속 금메달이 좌절된 에이스 아론 실라지를 맞아 5-4로 앞서며 1라운드를 마감했다. 2라운드에서는 '에이스' 오상욱이 크리스티안 라브를 5-4로 제압, 합계 점수 10-8을 만들었다. 구본길은 3라운드에서 언드라시 서트마리와 접전 끝에 점수차를 벌리는 데 성공했고, 3라운드를 15-11로 마쳤다. 4라운드에서는 박상원이 라브를 상대로 1점을 뒤졌지만 20-17의 리드를 유지했다.

5, 6라운드는 다소 위기였다. 구본길이 실라지에게 추격을 허용했다. 23-22까지 좁혀졌지만 마지막 2점을 추가해 다시 25-22로 앞서는데 힘을 보탰다. 6라운드에 나선 오상욱은 서트마리에게 고전하며 25-26으로 역전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다시 집중력을 발휘하며 30-29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한국은 7라운드에서 승부수를 던졌다. 구본길 대신 후보 선수인 도경동으로 교체한 것이다. 도경동은 개인전뿐만 아니라 단체전 8강, 4강전에서도 나서지 않은 바 있다. 중요한 순간 첫 출전 기회를 잡은 도경동은 러브와의 맞대결에서 실점 없이 5득점에 성공, 35-29로 벌리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박상원은 서트마리의 8라운드에서 40-33으로 리드를 유지했다. 9라운드는 에이스 오상욱의 차례였다. 실라지를 상대로 추격을 허용하며 43-39로 좁혀졌지만 이후 마지막 공격을 적중시키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구본길의 화려한 라스트 댄스... 오상욱 이번 대회 2관왕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3연패는 1928년 암스테르담 대회부터 1960년 로마 대회까지 7연패를 달성한 헝가리 이후 무려 64년 만의 일이다. 그리고 이번 금메달로 한국은 아시아 국가 최초로 올림픽 펜싱 단체전 3연패에 등극했다. 오상욱·구본길은 개인 3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했다. 

특히 구본길은 단체전 3연패 기간 동안 금메달 순간을 모두 경험했다. 그는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막내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번 대회에서는 맏형으로 후배들을 잘 이끌었다.

구본길은 둘째 출산 예정일 사브르 단체전 결승전에서 시상식 맨 위에 서며 더할나위 없는 기쁨을 누렸다. 이번 대회에서 개인전에서 32강 탈락의 아픔을 겪었지만 단체전 금메달로 마무리하며 화려한 라스트 댄스를 췄다. 

파리 올림픽에서 펜싱 첫날인 지난달 28일 한국 선수단에 첫 번째 금메달 소식을 전한 오상욱은 개인전과 단체전을 제패하며 한국 선수 첫 2관왕에 올랐다. 뿐만 아니라 오상욱은 한국 펜싱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2관왕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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